BIE 사무총장 "엑스포 개최기간 변경없다" 발언

[여수신문]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기간을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로세르탈레스 세계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이 23일 "엑스포 개최기간을 변경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여수엑스포가 런던올림픽과 겹친다’는 등의 이유로 일각에서 기간 변경 주장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올해 치러진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도 베이징 올림픽과 겹쳤지만 관광객들이 전혀 줄지 않는 등 영향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기간은 15일이고 여수엑스포 기간은 3개월로, 런던올림픽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의 전망은 타당할까. 그리고 우리는 그의 단정적인 말 한마디에 개최기간 변경이라는 ‘의제’에 대한 논의마저 중단해야 하는 것인가.

이 의제를 가장 먼저 던진 ‘여수신문’의 의도는 단 하나다. 어렵게 유치한 엑스포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엑스포 기간 동안 여수를 찾아왔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었다.

또한 ‘바꾸자’는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현재 계획된 기간(2012년5월12일~8월12일)에 문제가 있으니 지역사회가 충분한 논의를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이 기간 동안에는 강수일수가 평균 35.2일, 30도 이상의 폭염이 평균 10일에 달한다. 전체 행사기간 중 1/2이 행사 관람에 부적합한 날씨다. 게다가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는 런던올림픽 기간과 겹친다. 로세르탈레스 사무총장이 올해 열린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와 비교했는데 거기와 여수는 엄연히 다르다.

먼저 스페인은 1년 내내 비오는 날이 7일에도 미치지 않는다.

둘째 스페인은 고온의 날씨지만 습도가 없기 때문에 한국의 여름보다 시원하다.

셋째 스페인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따 13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는 금메달 13개를 따 7위를 차지했다. 은메달도 10개나 땄다. 무려 23회에 걸쳐 우리는 각 경기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TV앞으로 모여 앉았다.

넷째 스페인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이며 특히 유럽인들은 대부분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낸다.

이처럼 우리와 스페인은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기자는 올해 열린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를 관람하고 온 바 있다. 엑스포장 내에 있는 주제관, 100여개가 넘는 국가관, 기업관, 아쿠아리움 등을 다 둘러보는데는 하루로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비오고, 날씨 덥고, 올림픽까지 열린다면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 그 중에서도 맨 끝자락인 여수까지 와서 하루 종일 샤워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더운 날씨에 비까지 맞아가며 엑스포를 보는 사람은 대단히 ‘오기’스러운 사람이 아닐까.

최근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53%가 ‘여수엑스포에 오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충격적인 조사결과다. 정말로 어렵게 유치한 엑스포에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우리의 기대와 지금까지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로세르탈레스의 말 한마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보다 낳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이 의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이실근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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