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신문] 여수 소방서 뒷골목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정영희씨(54)는 여류시인으로 불린다.

늦은 밤 취객들로 분주한 포장마차. 모락모락 피어나는 오뎅국물 연기사이로 연필로 손수 쓴 자작시 한편이 눈에 띈다.

“이 시 아주머니가 쓰신 거요? 우와 아마추어 솜씨가 아니네. 하하”

한 취객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아주머니는 이내 곧 화답한다.

“재미삼아서 쓴 건데요 멀. 밤늦게까지 장사하면 심심하고 그럴 때도 있잖아요”

꼬치오뎅을 몇 개 덜어 국물과 함께 손님에게 내주던 김 씨에게 시를 언제부터 쓰게 됐는지 물었다. 몇 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는 정 씨는 이 후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세상에 혼자 남은 외로움을 달래고 일상의 희망을 갖기 위한 도전이었다.

고단한 장사에도 포장마차를 들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쓴 시를 읽어주며 손님들과 정담을 나누고 있다.

“솔직히 말해 잘 쓰는 글은 아니지요. 손님들이 들어주고 좋아해 주니깐 손님들을 위해 계속 쓰고 싶을 따름입니다”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그 모습에서 그녀의 포장마차에서만 느낄수 있는 다정함이 엿보인다. 

조승화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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