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를 넣어 만든 동동주 향이 은은합니다.

음식 재료 하나는 그 가치가 덜합니다. 가치를 더하려면 재료들이 서로 어울려야 최상입니다. 이렇게 만든 음식도 나눔이 필요합니다. 나눔은 곧 문화로 연결되지요. 그래서 문화는 어울림에서 나오나 봅니다.

지역과 국가별로 문화가 다르듯 음식도 사람에 따라 그 맛이 다릅니다. 이는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호감 가는 사람과 먹을 때는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 보통 사람과 먹을 때는 그저 일반적인 맛입니다.
셋째, 부담 있는 사람과의 자리는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부담입니다.

때문에 음식은 누구와 함께 먹는가에 따라 맛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른 맛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지리산에서 2년간 배운 동동주와 어울린 병어회. 

냉장고에 있는 동동주. 

 거문도식당. 

거문도식당, 직접 배워 만든 동동주가 일품

맛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 우리네 전통주입니다. 동동주 또한 부담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음식입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에는 동동주 맛이 끝내주는 여수시 율촌 상봉리에 있는 <거문도식당>을 찾았습니다.

“동동주부터 주세요.”

동동주가 걸러져 나옵니다. 목 줄기를 타고 넘어가는 맛이 ‘캬~’ 기막힙니다. “어, 시원타~”란 소리가 절로 터집니다. 거문도식당의 동동주는 2년간이나 배워 담았습니다. 그래 약초의 향긋한 향이 살아 있습니다.

  여수에서 많이 먹는 병어회. 

 음식은 누구랑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고추장에 버무린 낙지와 삼겹살. 

동동주와 어울린 병어회, 낙지ㆍ삼겹살의 조화

동동주를 한 모금 마신 후, 당일 선도가 좋은 것 중 병어회와 낙지 삼겹살을 주문했습니다. 우무 띄운 시원한 콩물이 먼저 나오더군요. 여름엔 이게 최고지요.

병어회는 여수에서 즐겨먹습니다. 제 부모님께서도 병어회라면 주무시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돕니다. 병어는 어시장에서 사다가 냉동실에 얼린 후 두고두고 먹어도 좋습니다. 병어회는 뼈째 굵게 썰어야 씹히는 맛이 살아납니다.

낙지와 삼겹살. 고추장으로 버무려 보기만 해도 때깔이 납니다. 낙지와 삼겹살 맛은 익히 아실 테고. 기분 좋은 지인과 함께 마신 동동주라 배부른 줄도 모르고 주거니 받거니 했더니 거나합니다. 운전할 집 사람이 옆에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밥과 된장국이 나옵니다. 희한한 게 있습니다. 배가 불러 죽겠다고 하면서도 요상하게 또 밥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요건, 연구대상입니다.

여하튼 즐기고자 하는 음식은 마음 가는 사람과 먹어야 제 맛입니다.

/임현철 시민기자

 병어는 뼈째 굵게 썰어야 씹는 맛이 납니다. 

 푸짐한 밥상인데도 동동주는 꾸역꾸역 술술 넘어가더군요. 

"병어회, 한점 하실래요~"

마스터  webmaster@yeosunews.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