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과 관련해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지역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지역일각에서는 ‘여수 국회의원이 있기는 하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여수출신 국회의원이 4명이나 배출되면서 지역에서는 박람회 예산 확보에 날개를 달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30만명 미만의 인구를 가진 중소도시에서 4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기도 했다. 4명의 국회의원이 힘을 합치면 박람회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역 내 분위기도 좋아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도 있었다. 그만큼 국회의원들에게 거는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2년이 지난 지금 정반대로 변하고 있다. 2년 동안 박람회 관련 예산이 지역민들이 원하는데로 편성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이번 2011년 예산에서는 박람회 관련 예산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그나마 정부가 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광역SOC 사업도 가위로 자르듯 싹둑싹둑 잘려나갔다. 상임위, 예결위에서 증액하기로 한 사업예산도 지키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런 와중에 일명 형님예산, 박희태 국회의장 예산은 1000억, 280억 등이 증액됐다. 국회의원 4명이 한 명의 국회의원보다 못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당연히 지역민들이 지역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울 수 밖에 없다.

술자리에서는 ‘박람회와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회의원은 여당 출신이다. 도대체 여수출신 국회의원들이 있기는 하는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예산 파동과 관련해 내년초 긴급 추경안을 편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이때도 박람회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여수박람회는 시작조차 하지 못할 수 있다. 지역에서는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고 상경투쟁을 준비 중이다.

이제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정치력을 동원해 추경에 박람회 예산이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불교계가 템플스테이 예산을 삭감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정부 관계자의 사찰 출입을 막고 있다.

내년 긴급추경에 박람회 예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지역민들이 지역 국회의원의 여수 출입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 할 수 있을 것인가.

박태환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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