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은 과학벨트 입지선정 결과를 두고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LH공사 본사의 진주 이전, 동남권 공항 백지화 등으로 대한민국이 갈라지고 있다.

이 같은 지역분열 양상은 정부가 정확한 원칙을 수립하지 않고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무리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역분열을 막아야 할 정부가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이상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상황이 여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13일 청소년수련관에서 ‘역명 개정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역적 관심을 반영하듯 청소년수련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이날 시민공청회는 구 여수권과 구 여천권 주민들의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3려 통합 당시 지역간 갈등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 같은 갈등이 표면화된 배경에는 여수시가 역명 개정을 추진하면서 확고한 원칙을 만들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한 이유가 크다.

실제 시는 역명 개정을 추진하면서 단 한 번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시는 ‘김충석 시장과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는 하지만 시정 홍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시민과의 대화’의 특성상 역명 개정이라는 중요한 부분이 심도깊게 논의가 됐을 거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는 시의회의 의견수렴, 시민 여론조사 등 더 이상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서둘러 역명개정을 신청했고 이는 지역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그런 갈등이 공청회 자리에서 폭발된 것이다.

여수시가 지역간 갈등을 부추긴 꼴이 됐다.

시는 역명 개정을 신청하면서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3려 통합정신을 바로 세워 시민화합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시는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야한다고 강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의 역명 개정과 관련된 모습을 보면 시가 정말 지역민들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려고 하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특히 이번 갈등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었던 구 여수와 여천지역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된 것이어서 이순신광장 명칭개정, 진남제 명칭 삭제 등 다른 명칭 논란과는 사뭇 다르다.

갈등을 만든 여수시가 지금 같은 갈등 상황을 어떻게 책임을 지을지 이제는 대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어지러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고 박람회 성공을 위해 시민의 힘을  모을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유는 이 모든 갈등을 시가 자초했기 때문이다.

박태환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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