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정리 바겐세일이다.

매장 전체를 통으로 사면 많이 깍아 줍니다.

돈은 할부로 내세요.

권리금도 없고, 이전비도 우리가 낼게요.

이것저것 내야할 공과금도, 얼마 정도는 보태드립니다.

아무나 와서 장사만 하세요.

통째로 사는 사람이 없으면 진열대 별로 나눠서 사도 됩니다.

그마저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주인이 직접 한벌씩 팔며 '떨이장사'를 할 예정이니, 많은 호응 부탁드립니다.

옷 장사 이야기 같은 행동을 정부가 하고 있다.

5일 확정된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계획이 이와 유사하다.

엑스포장을 일괄로 인수하면 법인세ㆍ취득세ㆍ재산세를 깍아주고, 매각대금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단다.

일반인이나 기업은 현금을 쥐려고 부동산을 판다지만, 정부가 굳이 현금을 쥐려고 부동산(국유재산)을 파는 이유도 모르겠다.

엑스포장을 매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부의 자산평가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자산평가는 부동산이나 현금이나 모두 수치로 환산해 기입하기 때문에, 엑스포장을 팔던 안팔던 합계 금액의 변동도 없다.

정부가 현금 4000억원이 없어서 망하는 것도 아니고, 왜 '돈돈돈'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 돈은 어디서 빌려온 것도 아니다. 정부 돈을 가지고, 정부가 선투자했을 뿐이다.

땅을 파는데 있어서도 그렇다.

정부가 공공성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 유치를 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쉽게 말하면 시청이 옮겨가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땅을 팔기가 더 좋은 것과 같은 이치다.

시청이 들어서면 주변으로 식당도 들어오고, 설계사무소도 들어오고, 건설회사도 들어오고, 술집도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찬가지로 엑스포장에 정부가 설립한 '한국형요트개발연구센터'가 들어와야, 요트개발 민간회사들이 덩달아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엑스포 사후활용기구가 '빅오'에 불이라도 켜줘야만, 민간인들이 장사를 하려고 바이킹 놀이기구라도 가져온다는 이야기다.

즉 공공성이 중심이 되어야만, 주변의 상업적 가치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대전이 엑스포 이후, '과학도시'로 성장한 이유도 이것이다.

공공성을 배제한 채 '땅 팔면 쫑', '나는 이제 몰라'라는 식의 정부의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

여수엑스포를 남해안 발전의 중심으로 삼겠다더니, 중심이 될 땅을 다 팔아 치워버리다는게 말이 되는가.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여수가 해양도시로 커 나가고, 남해안이 해양을 중심으로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커 나가도록 해야 한다.

1200년 장보고가 청해진을 중심으로 해양시대를 열어 후세에 기억되고 있듯이, 지금의 이명박 정부가 여수를 중심으로 제2의 해양시대, 남해안 시대를 열어주길 기대한다.

이실근기자  webmaster@yeo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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