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금고털이에 현직 경찰관이 간여, 구속되면서 여수경찰서에 연일 태풍이 강타하고 있다. 올해 여수경찰서 출신 승진자가 전무한데다 간부급 이상 전원이 타지로 전출하는 등 전무후무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가혹할 만큼의 조치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에 타지로 전출된 경찰 간부 중 지난해 여수엑스포 성공개최에 기여했던 주역들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 정부는 지난해 세계박람회 교통관리에 힘썼던 최성근 경비교통과장에게 녹조 근정 훈장을, 임채연 엑스포 파출소장이 근정 포장을 받는 등 모두 11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이밖에 엑스포 교통관리에 힘쓴 한찬주 경위 등 15명이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경찰관들은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지팡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범죄자와 손을 잡은 한 명의 '잘못된 경찰'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다.

어쩌든 여수경찰서 출신 경찰관들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를 떠 안게 된 것이다.

비리 경찰관들이 구속되자 지역에서는 '이들의 범죄'에 대해 눈치를 챘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만약 비리경찰관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눈치를 챘으면서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공범이다. 이처럼 여수의 지역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한 원인에는 '나서지 말라'는 금기어 때문인 경우가 흔하다.

물론 14연대 여순반란사건 때문에 '나서는 사람마다 희생당한 역사적 아픔'을 갖고 여수토박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나서지 말라'는 금기어를 달고 살았기 때문에 '나선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짐작이 든다. 하지만 '나서는 사람이 없을 경우' 오히려 여수에는 사기꾼들이 득실거리고 비리가 근절되지 않게 될 것이다.

'나서지 말라'는 풍토는 지역사회에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극도의 개인주의를 조장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지역발전을 위해 앞장서라', '잘못된 것은 지적하라'는 당연한 격려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명분을 내세운 격려나 지시에도 강압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이제는 시민들이 지역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고 공직자에 대한 비판적 견제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만 지역의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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