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공공투자의 조기발주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이 강조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연초만 되면 으레 '돌격 앞으로'의 기세로 밀어붙이고 있다.

여수시도 '두 달 빠른 사업 준공 시책'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즉, 연초에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설계가 가능한 소규모 지역개발 사업에 대해 예산 확정과 함께 즉시 사업을 발주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이 제도의 특징은 사업계획 수립과 행정절차 이행, 설계 등은 전년도에 미리 완료하고, 공사발주는 1/4분기 중에 시행해 10월 말까지 모든 공사를 완공함으로써 조기에 경기를 부양하고, 이월액과 불용액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지역경제의 활력'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고 경쟁적으로 조기 발주를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기발주에 대한 문제점은 없을까? 본지는 지난 729호(3월 6일자 보도)에서 조기발주의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상반기에 공공 공사의 대부분이 발주되기 때문에 일감편중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상반기에는 일감이 너무 많아 고민이고 하반기에는 일이 없어 '죽을 맛'이라는 것이다.

상반기에 일감이 왕창 생기다보니 장비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안달이라는 것이다.

부족한 장비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다보니 노무비와 장비비, 재료비 등이 상승되고 결국 원가상승을 부채질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장비를 살 수도 없고 하반기에 일감도 줄어들기 때문에 인력을 무조건 채용할 수도 없다.

공공사업의 조기발주 정책은 어떤 사업이든지 해를 넘기지 않고 끝을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사업비가 이월되는 사례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조기발주로 인해 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개선책이 시급하다.

융단 폭격하듯이 조기발주를 하지 말고 합리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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