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9만 여수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2개의 아쿠아리움이 있다. 이 때문에 '즐거운 비명'이 아닌 '불행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해 여수엑스포 때문을 연 한화 아쿠아플라넷 때문에 돌산읍 무슬목 전남해양수산과학관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즉, 한화 아쿠아 때문에 해양과학관의 관람객이 10~15%가량 줄어들면서 적자의 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모도 작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해양수산과학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어떤 형태로든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들어서기 전 까지만하여도 해양수산과학관의 인기는 대단했다. 누적관람객수만 하더라도 600만 명을 넘었다.

지난 1998년에 문을 연 해양과학관은 연면적 5702㎡ 건물에 96억 원을 들여 크고 작은 수조 56개에 어류 100여 종 5000여 마리를 전시 중이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바다거북 10마리와 갯벌생태수조 등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시설이 이곳의 자랑이다.

더욱이 관람료가 3000원으로 저렴해 여수는 물론 인근 주민·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반면 한화그룹이 재개장한 아쿠아플라넷은 최신 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규모 면에서도 전시 어류 280종에 3만4000마리를 전시중이다. 규모면에서 해양수산과학관을 압도한다.

게다가 해양 공연과 트릭아트 미술관 등 다양한 볼거리로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해양수산과학관이 한화 아쿠아플라넷에 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타켓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입지적 측면을 들 수 있다. 박람회장에 있는 한화 아쿠아플라넷과는 달리 해양과학관의 경우 엑스포장으로부터 자동차로 15분, 거리상 10㎞ 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해양과학관을 소유하고 있는 전남도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첫째 대안은 여수시에 기부채납 방식으로 해양수산과학관을 이관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연간 운영비 중 절반가량을 전남도가 부담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도는 선뜻 이 제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여수시는 "적자시설을 떠안기도 쉽지 않고 의회 승인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둘째 방안은 수족관이 없는 목포 등 전남 서부권으로 해양과학관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관련 시설을 이전하는데 최소한 500억 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기존 시설을 특화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2만5000원으로, 해양수산과학관에 비해 무려 7배나 비싸다.

게다가 한화의 경우 열대나 한대지방의 화려한 어종을 전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인식된 반면, 해양수산과학관은 토종 물고기 등을 주로 전시, '자녀교육에 좋은 곳'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중복된 어종 전시 등은 가급적 피하고 특화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해양과학관은 연근해 위주의 어종을 전시하고 한화 아쿠아플레넷은 먼바다의 어종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면 외지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수산과학관의 해법은 현실적으로 크게 2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목포지역으로 옮기는 문제와 양 수족관을 특화하는 방안을 현실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목포시도 해양과학관을 이전할 경우 장기적으로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목포 고하도 등에 해양수산과학관부지와 시설을 먼저 해결한 뒤 여수에 있는 전시 어종 등을 일시에 옮겨가는 방안을 고려한다면 경제적인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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