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림산업 폭발사고에 이어 삼성전자, LG의 불산 누출 등의 안전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각 기업들의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여수산업단지에 입주한 화학공장들이 시설 노후화로 또 다른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의 생명과 기업재산 보호와 직결되는 안전문제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안전관련 투자에 대한 시각이 바꿔야 한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대림산업에 대한 특별감독을 편 결과, 1002건의 위법사항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폭발사고 이전에는 위법사항이 거의 적발되지 않았던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감독관청과 기업 간의 '봐주기 검사'가 이루어졌음을 반증하고 있다. 기업은 감독기관에 잘 보여 적당히 넘어가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안전관련 투자가 들이지 않아도 되는 '쌩 돈'을 집어넣은 것처럼 아까울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불입한 보험금은 보험회사에 귀속된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해야만 보험금을 탈 수 있기 때문에 경영주의 입장에서는 안전관련 투자비용이 아까울 수 있다.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면 감당되지만 적자를 본다고 가정할 때 어느 기업인이 흔쾌하게 안전관련 비용을 투자할 것인가?

안전관련 인력 채용도 마찬가지이다. 공장이 잘 돌아가는 평상시에는 안전관련 인력의 역할이 미미하다.

뚜렷한 역할도 없는데 월급을 지출하는 것이 아까울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안전관련 규정 신설이나 감독을 피하고 싶은 게 기업들의 사정일 것이다.

그런데 여수시의회가 지난달 11일 김상일 의원 등 20명이 '여수국가산단산업·안전·환경 등 실태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발의했다. 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7명 내외 시의원들로 특위가 구성되며 활동기간은 내년 4월 15일까지 1년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문제는 환경특위가 점검하려고 하는 내용이 정부가 이미 확인했거나 현재 대책을 강구중인 사안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특위의 활동범위도 여수시 집행기관에 대한 감시를 넘어서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재난관리시스템 운영 점검과 사고발생시 피해보상 등 인접 서민생활안전대책 수립 등에 대해 감사를 하겠다는 발상이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복감사'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

둘째, 여수시 의회의 특위 구성이 여수산단 내 기업들에게 또 다른 시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비쳐지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다.

우선 환경특위가 신설된다면 기업으로써는 여러 가지 자료요청에 대응해야 하는 등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림산업 폭발사고 때문에 시간만 나면 중앙정부와 전라남도, 여수시 등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점검을 당해 파김치가 되었다. 그런데 또다시 전남도의회와 여수시의회마저 감사를 벌이겠다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환경특위 구성은 이번에 처음 생기는 것이 아니다. 2002년에도 한시적으로 환경특위와 무슬목 특위가 1년간 운영됐던 적이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잿밥에 눈독을 들이는 행태'가 발생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 환경특위 소속 의원들이 여수산단 기업들과 커넥션을 가졌다는 의혹이 심심찮게 불거졌던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특위 구성안 발의도 혹시 또 다른 문제점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에 활동했던 특위 위원들이 업체들에 대한 조사권한을 바탕으로 이권 개입이나 자녀를 취업시켰다는 설이 나돌았던 것도 환경특위 구성에 지장을 주고 있다.

물론 의회의 건전한 견제나 여수산단에 대한 감시를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려면 여수시민과 직결되는 분야에만 집중해서 활동했으면 한다.

중앙정부의 업무범위까지 간여하겠다고 나선다면 국회가 해야 할 일까지도 월권하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려 깊은 시의회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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