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열렸던 여수세계합창제가 17일 폐막됐다. 전 세계 8개국에서 68개 합창단 총 2200명이 참여,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단일합창제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 이번 세계합창대회의 시상금만 1억4500만원을 넘는다.

이번 합창제는 다양한 장르를 놓고 경연을 벌였기 때문에 무대 분위기는 뜨거웠다. 예컨대 어린이·청소년합창, 민속&흑인영가 가스펠 합창, 동성합창, 혼성합창, 팝&재즈, 종교음악, 국내합창 등 7개 부분을 놓고 자웅을 겨뤘기 때문에 참가 팀들은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합창의 생명은 하모니이다. 다양한 음성을 가진 출연진들이 자신의 음색을 줄이고 전체의 구성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전교생 140여명의 함양산골마을 안의초등학생들은 합창제에 참여,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아쉬움은 관객이 썰렁하다는 것이다. 또한 허술한 예산편성과 일부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산국제합창제와 목포성가합창제 등이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국제합창제는 9회째를 맞이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여수세계합창제도 규모면에서 국내 최고라는 명성 외에는 지역민 또는 외지인들에게 '감동을 줄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여수지역은 물론 국내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감동을 주는 합창단이라도 있으면서 합창제를 개최한다면 지역민들이 앞장서서 밀어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세계박람회 개최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에는 합창단 기반이 전혀 없으면서 무조건 일회용 국제행사로 치르는 것은 문제이다.

그동안 '여수국제불꽃축제' 또는 국제청소년축제 등이 개최됐다가 사라진 것처럼 이번 합창제도 내년에는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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