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때문에 아무런 사고 없이 완공할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오일허브코리아(주) 이유길 전무(사진·57)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 부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고 감격스러웠다.

이 프로젝트의 출발부터 참여해 기획 및 건설은 물론 외자유치까지 도맡아 일했던 일련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여수를 떠난지 19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수행했던 초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켰다는 자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오천동에 태어난 그는 여수고와 광주대를 졸업한 후 현대건설에 입사, 홍콩과 필리핀, 바레인, 파푸아뉴기니, 싱가포르 등 해외부서에서 20년간 생활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52억 달러 규모의 복합카지노 리조트를 건설하는 기술이사로 근무할 당시, 독일 대사관의 소개로 독일 '오일탱킹社'로 스카우트됐다.

그가 세계 4대 오일허브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MB정부가 2008년 국책사업으로 발표했으니, 초창기 맴버다. 몸담고 있던 '오일탱킹社'사가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프로젝트 건설 총책임자로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고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보이자, 오일탱킹社는 이 프로젝트에서 탈퇴했다. 그는 이때 합자사였던 오일허브코리아(주)에 그대로 남기로 결정했다.

오일탱킹社가 빠져나가면서 공사업체에 공사비를 주지 못해, 사업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 전무는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러던 중, 상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는 중국항공석유로부터 26%의 지분 참여를 조건으로 투자를 받아 냈다.

그후 3년만에, 낙포동 8만평의 황무지에 820만 배럴의 석유와 원유ㆍ석유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초대형 시설을 만들어 냈다.

그는 "이 시설은 단순 저장 기능을 넘어, 석유와 원유제품을 사고파는 첨단 물류 시장 기능을 겸하고 있다"며 "이런 시설이 여수에 들어섰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일허브코리아는 GS칼텍스, SK에너지 등 굴지의 회사들과 상업저장약정 계약을 체결해 8년간 영업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한 후 확장사업을 검토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여수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으로 정부지원과 지역민의 협조 만 있으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석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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