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석창성지 발굴 당시의 모습.(문화재청 제공)

지난 7월 31일 찾았던 석창사거리는 여수와 순천을 연결하고 여수시청과 여수국가산업단지를 잇는 중추도로이다. 조선시대 때도 여수 석보가 들어선 이 지역은 여수반도 육상교통의 요충이었다. 나지막한 구릉을 넘으면 삼일포와 현 여천선소의 포구와 곧장 연결되었다. 이런 지정학적 이유로 고려 때부터 여수현의 치소가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석보와 이순신 장군과의 관계는 <난중일기>(1592년 4월 18일)의 기록에 나타나있다. 이 일기에는 “저녁에 순천의 군사를 데려오던 병방(兵房)이 석보창에 머무른 채 군사를 거느리고 오지 않으므로 잡아다 가뒀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는 이순신장군이 관내 고을에 군사를 동원하도록 명을 내렸는데 순천의 군사를 징발해 데리고 오던 순천 병방이 곧장 좌수영으로 달려오지 않고 석보창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이 발생할 때의 여수석보는 아마 전시체제였으니까 ‘창고기능’외에도 다른 용도로도 사용되었던 것 같다.
여수석보는 여천동 868번지 일대 116필지(77,393㎡)의 성지(城址)가 비교적 잘 정돈되어 있었다. 성 터의 대부분은 시에서 매입했고 내년에 10필지(6,393 ㎡)을 매입할 계획이다. 다른 임란 관련 유적들의 대부분이 미지정문화재로 방치되고 있는데 반해, 여수석보는 1987년 전라남도기념물 제106호 '석창성지'로 지정되었고 2012년에 6월에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史蹟) 제523호(여수 석보: 麗水石堡)로 승격 지정됐다. 석창성지는 그동안 2번에 걸쳐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던 탓에 유물과 유적에 대한 안내 간판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이 성은 네 모서리를 각이 없는 방형으로 수축된 것이 특징이다. 이 석보에는 동·서·남문 등 3개소의 성문이 있었다. 발굴조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정방향에 가까운 성곽의 외벽을 따라 실측한 결과, 둘레는 703m이고 남벽은 178m, 서벽은 171m 북벽은 186m 동벽은 168m 내외로 다소간의 방향별로 길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성 밖에는 성벽을 따라 해자(垓子·성 주위에 둘러 판 못)가 설치되었다. 성내시설로는 관아건물 등 5개 건물 터가 확인됐다. 성곽에서 필수적인 시설의 하나가 연지를 비롯한 취수시설과 성 안에 우물이 3개소가 있었다. 특히 연못의 규모는 길이 20 .6m, 폭 9.5m이었다. 연못 호안 상부의 테두리만 석축한 것이다.

성벽(城壁)은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지는 않으나, 성곽전체의 규모와 형태를 알 수 있을 상태였다. 특히 성벽에는 ‘求禮始面’(구례시면·구례 지역 주민들이 성벽에 축성을 시작한 마을 이름)을 의미하는 명문이 확인되어 인근 군현에서 분담하여 축성하는 부역을 담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석창성은 평지성이기 때문에 해자의 필요성이 다른 성곽보다 크다. 발굴성과에 의하면 해자는 성의 외벽을 따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깥에 마련되어 있다. 성벽에는 약 5.5m 내외의 거리에 폭 4.5～5.0m, 깊이는 1.0～1.4m내외의 석축으로 조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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