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23전 23승의 신화를 달성할 수 있었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출중한 리더십과 신출귀몰한 전략전술과 게릴라 활동을 펼쳤던 의병의 분투, 위민정신으로 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 싸웠기 때문에 대승을 거뒀다고 봤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순신장군이 전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혹시 오래전부터 나름대로 준비를 해온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을 품고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이순신 장군의 여수 행적을 쫓아다녔다. 그가 일기로 남긴 이충무공 진중일기(임기봉 역, 주해․도서출판 범우, 2007)와 난중일기(정희선 역, 사단법인 여수문화원, 1993년)를 토대로 장군도와 좌수영성, 방답진선소, 돌산둔전, 선생원, 석창석보, 곡화목장 등을 둘러봤다. 본지는 이를 토대로 '이순신 장군, 임진왜란 어떻게 대비 했을까?'라는 주제로 기획시리즈를 마련, 8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잦은 왜구의 침입과 조선의 대비책
2. 장군도와 수중성
3. 진례포와 내례포, 전라좌수영
4. 위민사상과 돌산둔전 방답진 선소
5. 석창석보와 군수물자
6. 수군훈련 어떻게 했나
7. 역참 선생원과 채석장
8. 곡화목장과 군마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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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일전쟁(임진왜란) 때 일본 수군을 격파하는데 혁혁한 성과를 거뒀던 천지총통의 모습. | ||
수군의 무기체제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는 전함이다. 우선 전함의 성능을 비교해보면 조선의 판옥선은 일본의 중형함선 세키부네와 대형전함 아다케부네에 비해 우수한 면이 많았다. 예컨대 일본 전함의 특징은 밑바닥이 V자형이어서 원양항해에 유리하지만 전투할 때 급히 방향을 바꾸기가 힘들기 때문에 신속성이 떨어졌다.
반면 조선 함선의 밑바닥이 U자형이어서 전진 후진 선회 정지 등 감속 및 가속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등 기동력이 뛰어났다.
다만 판옥선의 단점은 속도가 느리지만 거북선의 기동성은 빨랐기 때문에 서로 보완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일본 전함의 재질은 빠른 시간에 대량으로 함선을 건조해야 하는 이유 때문에 삼나무로 만들었으나 소나무로 건조된 조선의 판옥선에 비해 견고함이 떨어졌다. 이와 함께 일본 수군은 적선에 뛰어올라 싸우는 육박전에 능했기 때문에 근접전을 선호했다.
이에 반해 조선 판옥선의 경우 수백m에서 무려 1.4km까지 사정거리를 갖춘 천지총통은 물론 대구경의 각종 화포를 거치했다.
둘째 조선수군의 주요 병기는 활과 화포였다. 화포는 사정거리에 따라 천자 및 지자, 현자, 황자의 총통으로 분류한다. 직경이 130mm인 천자총통은 사거리가 1.4km였기에 원거리 포격에 유리했다.<사진1>
특히 이 총통은 100개의 산탄이 터져 주변을 박살낼 정도로 막강한 화력이었다. 또한 직경이 100mm 지자총통과 각각 75mm, 40mm의 현자총통, 황자총통 등 다양한 화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특히 조선전함 1척에 각종 화포 18문을 장착하고 있었다.
이 밖에 총통에서 발사되는 초대형 화살인 대장군전은 길이 3m을 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궁전(弓箭:활과 화살)으로 세계 최초의 로켓무기였던 신기전도 설치되었다.
신기전의 경우 100개 불화살이 동시에 발사하며 최대사거리 1km, 유효사거리 200m로 위력이 상당했다. 특히 일본의 조총에 대항해 개인화기로 사용되었던 승자총통은 선조 12년(1579) 전라좌수사와 경상병사 김지가 만들었으나 일반화되지 못했다. 반면 일본 수군의 화포는 직경이 30mm이며 대포 대통의 사정거리는 300m 정도에 불과했다.
셋째, 신병기였던 거북선의 위력이다. 거북선은 적진을 무너뜨리고 적장이 탄 배를 공격하는 돌격선의 역할을 수행했다. 일본수군의 전열을 무너뜨리고 적장이 탄 배를 공격하는 돌격선의 역할을 수행하는 거북선은 적선과 밀착하여 육박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매우 적합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 거북모양의 선박 코와 입에서 대포를 쏘고 연기를 내뿜는 모습만 봐도 일본군은 '사람을 사로잡는 기계'로 연상,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넷째, 또 다른 수군무기는 신호체계였던 깃발과 북, 징, 나팔 등이다. 바다에서 싸울 경우 육성으로 명령을 전파할 수 없기 때문에 깃발과 북, 징, 나팔 등 시청각 교재를 활용해 명령을 전파했다.
다섯째, 철로 만든 '도리깨'였다. 일본수군이 백병전을 하기 위해 함정에 접근하면 도리깨로 쳐 적을 무찔렀다. 여섯째, 조선 수군의 또 다른 무기는 리아시스식 해안으로 굴곡이 많은 점과 조수간만의 차이 등 지형지물을 교묘히 활용하는 전략을 강구함으로써 전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자문위원>
⊙∙임용식 여수시문화원장 ∙
⊙ 김준옥 전남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 임기봉 좌수영박물관 관장
⊙ 김상우 사)21세기이순신연구회 수석부회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황상석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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