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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 장군이 조선시대의 수군 훈련 절차를 담은 휴대용 교범 ‘수조홀. 임기봉 좌수영박물관 관장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관하고 있는 전라좌수영의 수조홀은 ‘조선 수군의 구체적인 전술과 전투기법을 연구하기 위한 사료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
충무공은 훈련을 실전처럼 수행했다. 부산포 해전의 출정을 앞두고 충무공이 임금께 올린 장계(狀啓)인 부산파왜병장(釜山破倭兵狀)에 '훈련상황'을 소상하게 적고 있다. 그 장계에 따르면 "이순신은 부산포를 점유하고 있는 왜의 수군을 무찌르기 위하여 1592년 8월1일(이하 모두 음력) 전라우수사 이억기와 의논하여 전라 좌·우 양도(兩道)의 연합함대를 구성하고 여수 앞바다에서 연일 합동훈련을 거듭했다. 이때의 전력은 전선(戰船) 74척, 협선(挾船) 92척 도합 166척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임기봉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함대훈련통지문'을 보면 전령으로 훈련 실시함을 통보하고 가왜장(假倭將: 왜군을 가장하여 몇 척의 배를 내어 왜군선으로 행세)을 편성, 이들을 격파하는 형식의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조선시대의 수군 훈련 절차를 담은 휴대용 교범인 '수조홀(사진 3)'을 남겼다. 임기봉 관장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관하고 있는 전라좌수영의 수조홀은 '조선 수군의 구체적인 전술과 전투기법을 연구하기 위한 사료의 가치를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좌수영의 수조홀은 해전에서의 공격법, 후퇴법, 학익진법, 일자진법, 각종신호법, 함포사격법, 거북선 작전법 등 7가지 전술을 정리해놓고 있다. 이는 충무공진중일기 임진년(1592) 3월 5일에 "서울갔던 진무가 유성룡 좌의정이 보내 준 <증손전수방략(增損戰守方略)>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해전과 육전, 불로 공격하는 전술 등을 낱낱이 밝히고 있는 만고에 특이한 전술"이라고 평했던 것으로 보아 이전의 해전술을 통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순신장군이 고안한 해전술의 '학익진'의 훈련 시나리오를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대장선이 징을 치고 나팔을 불면서 북소리를 그치고 포 한발을 쏘고 황신기를 세우고 홍고초를 끄덕이면서 북을 치면 두 척의 거북선이 호응하는데 깃대를 눕히면서 치던 북을 뚝 그치면 두 척의 거북선이 출격하여 적을 때려 부순다. 이 때에 중군선에서 포 한발에 깃발로 뒤편의 좌우 척후선에 까지 위치를 지시해주면 해당군선들은 반월을 지어 적선을 에워싸는데(학익진형), 이 때 징을 치며 깃발을 눕힌다. 적이 200보(150m)이내에 들게 되면 대장선에서 포 한발을 쏘고 남신기와 백신기를 세우고 무족흑기를 끄덕이면서 북을 긴급히 두들기면 후 층의 선박들이 호응하여 앞으로 나온다. 이 때 포 한발에 뇌각을 불고 북을 치면서 길게 나팔을 불면 모든 배들이 오랫동안 전투를 한다. 대장선에서 징을 치면 싸움을 그치고 조금 뒤로 물러선다(1차 싸움의 장면)"
수군훈련은 임란 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좌수영의 연합훈련은 일 년에 봄과 가을 두 차례에 치러졌다. 샛바람(동풍)이 부는 봄의 수군훈련은 춘조(春操)라 하며 돌산대교 부근 경도 앞바다에서 개최됐다. 북풍이 부는 가을철 훈련(秋操)은 세계박람회가 개최됐던 오동도 앞바다에 치러졌다. 이처럼 봄과 가을 수군 훈련을 보려고 보성과 광양 등 인근 1백리에 있는 주민들이 몰려와 장사진을 쳤으며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아예 길에서 노숙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에게 한없이 따뜻하면서도 실전에서 실수를 할 경우 엄격한 군율을 적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돛을 잘못 들어 올린 수군의 목을 쳐, 효수할 정도로 냉엄했다. 충무공은 수군훈련이 실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전쟁에 임했기 때문에 전승을 달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상석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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