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길 거문도관광여행사 대표가 국내 여행상품 유통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꿀 관리 시스템 '랜드로' 개발을 완료했다. 거문도 출신인 그가 애향심과 사명감으로 만들어 낸 이 시스템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Q. 랜드로의 개발 계기는?
10대 때 고향 거문도를 떠난 뒤 외향선의 엔지니어로, 대기업의 고객관리 프로그램 개발자로, 잘 나가는 유통업자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았다. 그러다 문득 고향이 그리워졌다. 애향심 하나로, 해외 어느 유명 섬 못지않게 아름다운 내 고향 거문도를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보자는 생각에 여행업계에 뛰어들었다. 사업도 크게 해 봤고 고객 관리 노하우도 충분하다고 자신했기에 여행사를 차리면서 큰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곧 현실을 깨달았다. 여행업계의 복잡한 유통구조와 그 속에 팽배한 뒷돈주기 관행, 그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 내 강점인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이러한 하향식 구조를 상향식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 고향 거문도의 발전만이 아니라, 국내 관광산업 전체의 발전도 가능할거라고 믿었다.

Q.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그렇다. 방대한 작업이었고 그 선례가 없는 일이었기에 3년이란 시간과 약 1억원의 비용이 투자됐다. 한 중소 여행사 대표로서 감당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애향심과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사명감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결국 만들어 냈으니, 이제는 수고한 만큼 잘 활용할 일만 남았다.

Q. 활용을 위해서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관광산업은 나눔의 산업이며, 그만큼 서로간의 공존의식이 필수적이다. 관련 업체들은 구시대적인 경쟁의식을 버리고 지속적인 모객사 확보와 상품개발 및 홍보, 고객지향적 서비스 마인드 육성 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랜드로 시스템을 계기로 전국의 국내여행사들이 마인드를 바꾸고 공존을 시작해야 한다.
현재 든든한 후원군인 한국관광공사는 지역별 모객사의 상품설명회를 적극 주최해 업체간의 교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관광산업의 한 주체라는 인식 아래, 지역상품 홍보예산을 지원하고 지역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다.

Q. 앞으로의 추진 계획은?
현재 코레일 전국 여행센터를 통해 많은 관광객들이 랜드로의 이점을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국 국내여행사 연합'이라는 타이틀과 일치하게 전국에 있는 1만5281개 여행사를 하나로 묶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 외에 지역친화적 모객창구와의 협력도 구상 중이다.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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