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버스를 놓치다'를 올해 첫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 좌측부터 장일환, 박난정, 강기호, 김예지, 김상은, 이희규
▲강기호 연출가: 이 작품은 너무 심오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만도 않다. 극적인 사건 전개 대신 소소한 일상,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배경이 되는 버스 정류장도 우리들이 하루에 수십 번 지나치는 일상적인 곳 아닌가. 쉽게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을 통해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고단한 관객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Q.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점은
▲강기호(연출가): 관객들이 극의 내용을 허구가 아닌, 나 또는 우리의 이야기로 느끼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아무리 대단한 이야기도 나와 관련이 없으면 금세 흥미를 잃지 않나. 당연히 감동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진정성을 가지고 연기하라고 강조했다.
▲장일환(배우): 극 중 50대 아저씨 역할로, 실제보다 더 많은 나이의 배역을 맡고 있다. 연출가의 바람대로 실제 그 나이처럼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목소리와 습관, 걸음걸이까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박난정(배우): 올해 처음 초등학교에서 예술 강사로 활동하게 되면서 전문 배우와 강사라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잘 해내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시간을 할애해야 할 지 고민이었다. 특히 공연은 공동 작업이다 보니 한 명의 준비 부족이 전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김예지(배우): 단원 중 막내이고 극단 파도소리의 전문 배우로서는 첫 무대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관객들과 눈도 못 마주치겠더라. 특히 소극장 연극은 관객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베테랑 배우들도 부담스러워 한다.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우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것이, 바로 현장 반응이란 걸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Q. 제작진이 느끼는 관객들 반응은 어떤가
▲이희규(배우): 이야기를 가슴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 만큼 관객들이 그 노력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더 많은 시민들이 알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열심히 입소문 내 주겠다고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특별한 홍보 없이 입소문에만 의지하다 보니 아직도 정보를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서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김상은(배우): 특히 여수 시민들은 연기가 어떻고 대본이 어떻고 하면서 비판적으로 관람하기보다 순수하게 공연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함께 즐기고 공감하는 모습에 연기를 하면서도 힘이 난다. 그래서 여수 공연 때마다, 관객은 대도시보다 적어도 더 즐겁게 하게 되는 것 같다.
▲장일환(배우): 연극은 보통 세 번 만들어진다고 한다. 처음 극작가가 시나리오를 완성했을 때, 그리고 연출가와 배우들이 연극으로 만들었을 때, 마지막은 관객들이 연극을 볼 때다.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는 어느 부분을 보강해야 할 지 알게 되고 매번 새롭게 고쳐나간다. 많든 적든, 그런 관객들이 있어 행복하다.
성지영 기자 isop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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