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작품 행보 방송사들 소개 여수 섬 홍보대사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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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환 사진가가 금오도 장지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 ||
일본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전설로 불리는 히구치 겐지는 50년 동안 원전만 찍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명성과 달리 초라한 양로원에서 사진을 전시한다.
일체의 상업적 가치와 타협하지 않는다.사진의 본질적 가치를 기록과 보존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 철학은 전 세계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여수에서도 히구치겐지의 사진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한 젊은 청년 사진가가 소리없는 작품 행보를 하고 있다.
최근 남해 독일 마을 원예 예술촌에서 여수 섬 사람을 주제로 3개월간 사진전을 끝낸 김 성환(38) 사진가는 3년전부터 여수의 섬 사람을 찍고 있다. 이 전시는 지난 해 12월 화순 소아르 갤러리에서 2개월간 열린 ‘천상의 섬,거기 사람이 있었네’라는 전시의 연장이였다.
그의 첫 전시는 여수 화정면의 작은 개도라는 섬의 초라한 여객선 매표소에서 시작됐다. 개도 섬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60여점을 사재를 털어 전시했다.
섬 사람들의 고달픈 일상 속에서 그들이 미처 알지 못한 진정한 모습을 렌즈에 담아 화려한 갤러리가 아닌 그들의 삶의 공간에 보여준 것이다.
김 작가는 “진정한 사진은 대상과 무관하게 화려한 갤러리에서 전시돼 작가 자신을 알리는 목적으로 이용되서는 안된다”며 “작품의 주인공이 사는 삶의 공간에서 공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사진가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대상을 이용해 자신의 부와 명예를 성취하는 행위에 그의 소박한 작품 활동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는 사진을 촬영하기 앞서 섬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힘썻고, 그들의 애환을 함께 했다. 그래서 김 작가는 지금도 섬을 찾는 일이 자신에게 가장 행복한 일이다. 도시인이 갖지 못한 여수 섬 사람들의 따뜻함과 인정은 평생 그의 작품 주제가 될 지도 모른다.
한국교육방송(EBS) 한국 기행팀은 이런 점에 주목해 지난 8월 7일 금오열도 시리즈 5부작을 제작하면서 김 작가를 주인공으로‘사람이 풍경을 만드는 섬’편을 방영했다.앞서 3사 지상파 방송도 김 작가의 의미 있는 활동에 주목해 그의 시선을 통해 여수 섬 사람들의 애환을 다룬바 있다.
김 작가의 작품 주인공 중 한 명인 그의 친구 개도 멸치잡이 김 영호씨도 덩달아 주목을 받아 유명 인사가 됐다.
김 작가는 “365개 섬으로 이뤄진 내 고향 여수의 유인도 48개에 작은 갤러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꿈이다”며 “제 자신을 통해 여수 섬 사람들이 자긍심을 갖고 도시인들에게는 자신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여수 중앙동에서 45년째 동남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 순철(68)씨의 차남으로, 현재 여수 선소 인근에서 티아라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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