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해전사에서 탈피해 승리 이끈 배경 요소 주목해야"

이순신 컨텐츠·365개 섬, 노래와 춤으로 스토리텔링 필요

소나무·마제·봉화·청화백자 도요지 등 임란 컨텐츠 보고

“여수는 하루빨리 임란 해전사 관점에서 벗어나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에 주목해 이순신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그 시작은 전통 음악과 춤이다”

지난 5일 순천에서 열린 제44회 판소리 유파 발표회 사회를 맡은 김세종 교수(51·동국대 문화예술행정대학원 교수)는 여수를 '금생여수'로 표현했다.

물에서 금이 나올 정도로 여수는 살기 좋은 곳이고, 나아가 풍수적으로 매화 잎이 떨어지는 매화낙지라고 설명했다. 옛부터 매화낙지에서는 무인이 나오는 지세라고 한다.

김 교수의 말대로 여수는 365개의 에메랄드 보석같은 섬으로 이뤄진 군도이자 세계 해전사에 기리 남을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 이순신의 삼도수군통제영이자 전라좌수영 본영이다.

김 교수는 “여수는 이처럼 빼어난 지리적 조건과 역사적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해전사 관점에서 탈피하지 못해 자긍심마저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365개의 섬으로 둘러싸인 여수는 조수간만의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애초 여기는 해전을 할 장소가 아니였고, 전쟁을 준비한 전초기지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와 관련한 콘텐츠를 문화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증도의 증은 찔증자다. 소나무를 찐다는 것인데 이 해풍맞은 소나무로 궁궐을 지었다. 가지가 없고 워낙 단단했기 때문이다”며 “이 소나무로 거북선을 만들었는데 국민들이 이를 잘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수는 마제를 지낸 곳인데, 마제는 당시 국가가 관리한 어마어마한 제사다”며 “말이 연병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를 지낸 이 마제 하나만 다시 복원해 말산업을 육성한다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방목장으로 유명한 곳이 바로 화양이다.

봉화도 예로 들었다.

임란 당시 봉화의 첫 출발이 여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사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손꼽히는 도요지라는 점도 잊지 않았다.

청화백자가 여수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충무공의 효심이 잘 드러난 자당 기거지를 꼽았다.

김 교수는 “이처럼 임진왜란을 이끈 배경 요소가 넘치는 곳이 바로 여수”라며 “여수는 지금부터라도 해전사에 탈피해 배경 요소에 주목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순신 문화콘텐츠를 국제화, 대중화, 현대화라는 관점에서 육성시키기 위한 첫 발걸음은 노래와 춤이라는 예술에서 시작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통 음악과 춤은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고 널리 알리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가장 적은 비용으로 문화적 꽃을 피우는 지름길이 노래와 춤이다”고 주장했다.

이미 김 교수는 판소리 이순신가 창본을 만들었고, 여수의 특색을 담은 판소리 ‘여수가’ 창본도 지난 2011년 ‘창작국악과 노랫말’을 통해 발표한바 있다.

그는 “365개의 섬마다의 기능과 역할을 스토리텔링한 노래를 만들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알려야 한다”며 이른바 ‘섬도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순신가 또한 명창 안숙선,조상현 등을 통해 국제화해야한다며 조만간 조명연합군을 소재로한 이순신가 개정판도 출판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여수 출신 진현종 작가가 여수를 항왜성지로 지칭했듯이 시민의 자긍심이 대단한 곳이다”며 “이런 자긍심을 꽃 피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산업에 전향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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