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cm 이하는 못 잡게 해…죽은 채 올라온 고기까지 모두 바다에 버려

여수의 대표적인 생선인 '민어'잡이가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최장 33cm이하는 포획·채취 등을 금지하고 집중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민어 잡이 단속 강화는 가공,유통,냉동 등 관련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중국산 민어 수입이 급증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어민들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민어잡이 단속으로 자국민을 죽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여수민어잡이대책협회 주 해군(62)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민어 잡이 단속이 왜 갑자기 강화됐나.

▶어족 자원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전혀 현실성이 없다. 그물코는 60mm로 허용하고 민어는 33cm이하는 잡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 실제 그물에 잡히는 33cm이하 민어는 바다에 그대로 버려야한다.

민어는 그물에 낚여 올라오면 대부분 바로 죽기 때문에 결국 2차 오염을 유발한다.

민어 포획·채취 금지 체장 제한은 지난 2010년 11월 10일 수산자원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시행돼 올해부터 집중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여수 어민들의 피해 규모는.

▶여수는 중형기저·대형기저·대형기저쌍끌이·중형기저쌍끌이·트롤 등 5개 업종에 약 30척의 어선들이 활동하고 있다.

연간 400억대의 위판고를 올려 전국 최고다.

여수는 예로부터 민어잡이 어법을 처음 개발해 관련 종사자들이 많다.

하지만 올해는 100억대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여수수협 한해 위판고는 선어가 주를 이룬다.

그 중 민어가 가장 많은 위판고를 올리는데 올해는 최악이다.

포획, 채취가 안되니까 가공, 냉동, 유통까지 영향을 미쳐 줄도산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주 심각한 실정이다.

결국 33cm이하는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공동어로구역에서 자국민은 못잡고 중국배만 민어를 잡고 있다. 이건 자국민을 죽이는 행위다.

당장 단속을 철회하고 현실성있는 어족자원 보호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주해군 여수민어잡이대책협회 회장은 수산자원관리법에 규정된 33cm 이하 민어에 대한 포획·채취 금지규정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잡지 않으려 해도 잡혀버린 고기까지 위판할 수 없기 때문에 물에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고래도 포획해서 신고하고 팔지 않는가.

▶맞다. 현재 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해경에 반드시 신고하고 포획자가 판매한다. 민어도 이처럼 신고판매제도를 도입해 풀어줘야한다.

쉽게 말하자면 33cm이하의 민어가 포획될 경우 죽은 민어에 한해서는 관계 기관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해결책은 없나.

▶현실성이 없는 법으로 단속만 강화할 일이 아니라 산란기철 어로행위를 금지하는게 어족 자원 보호 취지에 적합하다. 민어잡이는 현재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하다.

민어는 보통 7-9월 산란하기 때문에 6월에 가장 맛이 좋다.

따라서 6월말부터 10월초까지 기간을 금어기로 지정해 민어 종을 보호해야한다.

또한 민어 주산란장인 인천,덕적도 앞바다와 해남 어란 앞바다, 신안 지도읍 송도 앞바다, 임자도 근해 등의 산란장에서 여름 산란기를 맞아 포획이 성행해 많은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로행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족 자원 보호 취지에 맞지 않다.

산란철을 맞아 산란장으로 회귀하는 민어 잡이를 금지해야 한다.

최근 민어잡이 여수 어민들이 수협에서 대책 회의를 갖고 본격적으로 대정부 건의를 비롯해 항의 방문을 하기로 했다.

오는 19일에는 전남도에서 이 문제로 공청회가 열린다.

여기서 우리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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