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댄디한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진 여수애양병원 김인권 병원장은 평범한 시골 의사다. 그는 하루 20건의 수술을 할 정도로 가혹한 일정을 소화하는 국내 최고 인공관절 수술 전문 '명의'다. 그는 국내 최초 한센병 치료 병원에서 32년간 재직하면서 병원을 '여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도록 기여한 주인공이다.

 여수애양병원 김인권(64) 병원장은 의료계에서 보기드문 댄디한 스타일리스트다.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독일제 린호프 카메라를 얘기할 수 있는 럭셔리한 의사이다. 댄디하고 럭셔리한 그는 수려한 외모와 달리 하루 평균 20여 명의 인공관절 환자 수술을 할 정도로 가혹한 일정을 소화한다.

그가 몸 담고 있는 병원은 올해로 106주년을 맞는 국내 최초 한센병 환자 치료 병원인 여수애양병원이다. 여수애양병원은 국립 소록도의 큰 집으로 불린다.

 김원장은 자신을 평범한 시골병원 의사로 불리는 걸 가장 좋아한다. 명문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교수자리를 뿌리치고 그는 왜 시골 병원, 그것도 나병환자 전문 병원을 선택했을까. 그는 이 부문에서 거창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게 좋았을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심심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을까. 김원장이 의사가된 것은 집안의 영향이 컸다. 그의 큰아버지와 아버지는 평양 출신으로 모두 의사였다. 이런 연유로 그는 자연스럽게 의대를 진학했다고 말한다.

김원장은 지난 1980년부터 83년까지 소록도에서 공중 보건의로 재직한 것이 그의 운명의 방향을 결정했다.

김원장은 "교통편이 불편했을 시절에 1주일에 한번 소록도에서 애양원을 오가며 참 고생 많이 했다."며 "소록도에서 한센환우들만 치료하다 보니까 정형외과의사로서 좀 더 버라이티한 수술을 해 보고 싶었는데 가장 적합 곳이 애양병원이였다"고 설명했다.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을 살리는 결과를 낳았다.

한센환우를 비롯해 소아마비, 인공관절 등 다양하고, 많은 수술 경험 축적은 그에게 '명의'라는 칭호를 안겨줬다. 의사로서 이보다 더 한 영광이 있겠는가. 그는 지난 2011년 12월2일 EBS '명의' 프로에 국내 최고 인공관절 수술 전문의로 소개돼 화제가 됐다.

시청자들은 방송 후 의술을 뛰어넘는 '인술'을 펼치는 성자라는 평가를 내렸다. 모교 서울대는 '자랑스런 서울대인 상'을, 여수시는 지난 해 시민의 상 등을 수여했다. 김원장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 결과였다.

지난 95년 여수애양병원장을 맡으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병원을 개뱡하는 일이였다. 나병환자 전문병원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일반인들도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였다.

병원 잔디밭을 개방하고, 웨딩포토나 유치원생들 견학도 유치했다. 두번째로 수가를 낮춘 것이다. 당시 인공관절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환자 부담이 상당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에서 직접 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 것이다.  MRI와 같은 검사도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 들었다. 명실공히 여수애양병원은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 병원으로 입지를 굳힌 것이다. 지금까지 김원장이 직접 수술한 고관절 환자는 1200여 명, 무릎 관절 환자는 4만여 명에 이를 정도다.

이밖에도 병원 주변의 정비사업에도 적극 나서 고 손양원목사 기념관 유치,한센인 역사 박물관, 치유의 숲, 토플하우스 등을 건립해 기독교인들의 성지로 일궈냈다. 민선 5기 김충석 여수시장은 김원장의 뜻을 따라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협력하여 선을 이룬 것이다.  김원장은 이제 마지막 정비사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바로 사랑의 원자탄으로 불리는 고 손양원 목사의 삶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청소년수련원 건립 사업이다. 이 사업은 최근 손양원 목사 교과서 수록 운동과 궤를 같이 하면서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원장은 "하루빨리 청소년수련원이 건립되서 손양원 목사님의 가치를 시민과 국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한다"며 청소년수련원은 애양병원과 더불어 '여수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기독교라는 종교라는 틀에 손양원 목사를 더이상 가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때 가슴에 손을 얹고 하자는 것을 이승만 대통령에게 제안하신 분이 손양원 목사"라며 "한센인의 피고름을 입으로 짜면서 돌보고,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두 아들을 죽인 자를 양자로 삼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피난을 가지않고 교회를지키다 총살당한 그의 삶을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기폭제가 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달 25일 국내 최초의 한센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 기념관은 국내외 인권의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0년이 넘는 방대한 한센병 치료 역사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장은 기념관 건립에 도움을 준 민주당 주승용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에게 미리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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