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시장이 얼마 전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한 패널로부터 그의 소통방식을 문제삼는 질문에 응한 답변이다.

그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무엇이 원인이고 치료법은 있는가?

‘시민이 시장입니다’ 시민과 소통하겠다며 취임 후 곧바로 시민소통과를 신설하고 100인 시민위원회를 발족했으며, 카톡과 페북 등 SNS를 활용해 시정운영 사항을 공개하고 있다.

표면상으로 본다면 각계 인적네트워크를 정책 결정과정에 도입하고 첨단 IT 기술을 동원하면서까지 소통행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주위에서는 소통이 부족하다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일까?

핵심공약이었던 사립외고 설립과 관련해선 여도중학교 존폐 여부를 지역사회와 적절한 협의도 없이 추진하다 학생, 학부모들이 반발해 집회와 가두시위를 벌이면서 전국적인 망신을 샀다.

또 주차장 없이 해상케이블카 임시사업을 승인해줘 시민사회단체로 뭇매를 맞았으며, 최근에는 돌산공원 빛·맛촌 테마단지 건립사업을 은밀히 추진하려다가 시의회로부터 발목 잡히기도 했다.

이미 시의회에서 박정채 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의원들이 시정현안 추진과정에서 주 시장의 소통부재를 수차례 문제삼은 바 있고,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수많은 언론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당사자들과 협의없이 사회단체보조금을 삭감해 원성을 사는 등 그의 불통행보는 시중에서도 회자됐다.

결국 이런 것들이 곪아터지면서 각종 공약사업에 제동이 걸린 단초를 제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치단체장 누구에게나 4년이라는 임기는 화살보다 빠르게 느껴질 만큼 숨돌릴틈 조차 없다. 그런데 갈등을 반목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약속했던 공약사업들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금쪽같은 2년이라는 시간이 허비된 것이다.

물론 잘한 것도 있다. 관광객 1300만명 달성과 공직 청렴지표를 향상시킨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관광객 1300만명 달성은 2012세계박람회 성공 개최로 3년 연속 관광객 천만명 달성 업적의 연장선상 성격이 짙고, 공직자들의 음주사고와 비위, 성추행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청렴지표가 과연 현실적으로 조사된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각종 현안 추진 과정에서 막히는 소통부재에 있다는데 지역사회 여론이 일치한다.

임기 절반이 흘렀음에도 곳간 열쇠를 믿고 맡겨도 될 만한 맏며느리의 듬직함과 신뢰보단 어린아이의 손에 칼자루를 쥐어준 것처럼 우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오는 까닭이다.

지역사회의 각 조직과 구성원을 인체의 장기와 혈액으로 비유한다면 소통과 포용은 장기를 연결하고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과 같은 역할인데, 민선6기의 소통 진단차트는 이미 병세가 악화된 중증의 동맥경화 증상을 보이고 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를 시한폭탄처럼 사선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주 시장은 지난 1일 취임 2주년을 기념한 기자회견에서 민선6기 후반기에는 ‘대한민국 최고 행복도시 여수’를 건설하겠다고 공언했다.

‘행복교육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교육발전을 모색한다는 명분으로 명문고 설립의 불씨를 살리고, 권역별 재활병원을 유치해 전남대병원에서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해 대학병원 유치 공약도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건 어디까지나 쌍방향 동시 소통이 쾌활하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얘기다. 전반기 임기동안 유난히 힘들었고, 어려움을 겪었던 근본적인 원인을 곱씹어 본다면 그 답은 명료할 것이다.

지방자치 특성상 임기 마지막 1년은 선거 준비와 그 분위기에 휩쓸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공약사업의 뒷심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은 향후 1년으로 보여진다. 이 시간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현실상 앞으로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 될 수밖에 없어 조직 장악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여차하면 진퇴양난의 정치고립에 빠질 수 있다.

손자병법의 모공편(謨功編)에는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란 성어가 나온다. 장수와 병사가 뜻을 같이하면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말로써 난세에서도 조직이 하나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명언이다.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조직을 쇄신해 후반기 시정을 묘미있게 운영함으로써 그야말로 국제 해양관광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주단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불통의 헤게모니에서 탈피하지 못해 시의회, 시민사회와 갈등을 또다시 반목하면서 정치생명을 단축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주 시장 본인이 오롯이 선택해야할 자신의 몫이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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