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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을 넘자 밀려오는 고소한 버터냄새와 향긋한 꽃향기가 묘한 매력을 품는 이 카페는 요즘 이 동네 사람들의 쉼터로 통한다.
올해 2월 김윤경 씨(43)와 채정임 씨(39)가 함께 차린 카페는 여수시 선원동 신선마을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대로변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에 띄는 공간도 아닌 곳에 어여쁜 작은 간판만이 여기 카페가 있음을 알린다.
김 씨와 채 씨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 안면을 트면서 연을 맺었다.
수년간 서로를 겪어오며 친자매 못지않은 언니·동생 사이로 서로 의지해왔다.
상대를 배려하고 소소한 것을 좋아해 성향이 비슷했던 이들은 우연한 계기에 원래 동네 미용실 자리였던 이곳을 얻어 인테리어도 새로 해 카페 문을 열었다.
둘 다 장사경험은 없었지만 각자 가진 재능과 취미를 잘 살리고 거기다 성실까지 더한다면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만의 완소 카페’를 운영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치밀한 사업구상을 짜진 않았지만 컨셉은 이랬다. 꽃도 보면서 쿠키도 먹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이색 카페를 차린다면 비록 작은 규모긴 해도 나름 경쟁력 있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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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직장인과 전업주부. 세상물정 모른 아줌마들의 겁없는 도전기였다.
늦깎이 나이 꽃꽂이를 배운 김 씨는 전문 플로리스트로, 아이들에게 쿠키를 구워 나눠주던 채 씨는 베이커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제품도 팔고 레슨도 하는 등 작업실 겸 가게를 일석이조 활용하고 있다는 김 씨는 요즘 꽃꽂이 레슨 덕에 바쁘다. 아직 초기라 수강생이 그리 많지 않으나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방문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요즘 힐링 시대잖아요. 여자라면 누구나 꽃을 좋아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국산꽃보다 수입꽃을 선호한다는 김 씨는 리시안, 자나장미 등 지역에선 흔치 않은 꽃을 구매하기 위해 서울 양재시장까지 다녀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게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꽃장식은 이제껏 보지 못한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자태를 품고 있다.
다른 한켠에서 수제 쿠키에 대한 채 씨의 예찬론도 들린다.
그녀가 만드는 수제쿠키는 그 만의 노하우와 정성이 담겨 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쓰고 싱싱한 유정란과 유기농버터를 섞어 반죽을 해 차별화를 뒀다. 여기에 견과류를 더해 맛과 영향을 잡았다. 방부제는 쓰지 않는 것이 철칙. 딸기, 녹차, 자색고구마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내 구워낸 쿠키는 그 향이 은은하면서 오묘한 느낌을 준다.
물론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야 비싸지만 그 맛은 비교불가. 학교, 어린이집 등지에서 간식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이유라고.
레시피 없이 창작만으로 쿠키를 만들다보니 각각마다 맛과 식감이 다른 것도 특징이다.
“판매를 목적으로 만드는 쿠키지만 내 아이들 먹이는 거라 생각하고 만든답니다”
창업 후 일거리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두 여인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지나가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문을 열고 인사를 건넬 땐 ‘비로소 자리 잡는구나’ 하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예전에는 문밖에서 살포시 들여다보시던 분들이 이제는 문 열고 들어오셔서 새로 만든 꽃꽂이 제품이 있는지, 오늘 아침에 구워 낸 쿠키가 있는지 살피곤 해요. 그 분들에게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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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큰 돈 벌려고 시작한 장사가 아닌 만큼 돈이 아닌 다른 것에서 나름대로의 가치와 철학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심성이 엿보인다.
소통 없는 물질만능 시대. 골목길 작은 카페지만 사람이 모이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작은 소통의 창구’라 소개하고 싶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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