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정주여건이 열악하고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지방 중소도시의 현실에서 인재를 키우고 나아가 도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은 교육이 어렵다고 말한다. 비유되길 씨앗을 땅에 심고 물과 퇴비를 주는 등 온갖 정성을 쏟아 부어야만 싹을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공교육은 단기적 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육성과 행정적 뒷받침,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근래 여수시가 추진하는 교육행정을 보면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우려스럽다.

특히 민선6기 핵심공약사업인 사립외고 건립 사업은 시민들의 전반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수장되다 시피 했다.

사실상 소통부재가 원인 이였다는 여론이다.

이번에 시는 사립외고를 대신해 창의인성교육지원센터를 들고 나왔다.

과거 주입식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창의성과 인성을 요구하는 시대인 만큼 이 분야의 특화된 교육조직을 만들어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로 시작된 일이라 할지라도 충분한 공감대와 협의 과정이 부족하다면 그 취지를 충분히 살리는 데 한계를 보일 것이 뻔하다.

시는 9월까지 행정절차를 마치고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개교하겠다고 한다.

시는 현재 해당 조례안 확정과 지역 내 공론화 과정으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개교까지는 준비 기간이 3개월밖에 없는데 준비과정이 부족해 졸속으로 추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수시와 다른 형태지만 경기도 화성시의 경우 2012년부터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를, 진주시도 같은 시기부터 시 직영으로 진주아카데미를 개설해 내실있게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인 선진사례이므로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들 교육센터에는 연간 2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교육예산에서 20억이라는 금액은 결코 적은 예산이 아니다.

여수시는 창의인성교육지원센터 운영예산에 대해 교육경비보조금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예산을 만들어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각종 사회단체보조금을 삭감해 가득이나 불만이 폭증한 상황에서 반발이 생기지 않고,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운영상 내실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교육행정의 주최인 여수시와 여수교육청과의 갈등도 문제다. 기자는 이번 창의인성교육센터 취재 과정에서 시는 시대로, 교육청은 교육청대로 삭혔던 불만을 토로하기 바빴다.

결국 이번 사건도 소통부재가 원인으로 파악된다.  양 기관이 갈등을 반목하고 행정력을 소모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의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행정기관의 갈등으로 공교육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결론은 이렇다.

여수시장이 사립외고와 같이 교육사업을 함부로 밀어붙여서는 또 다시 반발에 부딪힐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미 사립외고 추진 과정에서 불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성난 민심이 어떻게 표출되는지 보여주었다.

유래없는 초등학생들의 고사리손 피켓 시위는 지역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지켜봤다.  기자는 행정 공무원이 아님에도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까지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싶다.

여수시가  사립외고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쇠퇴한 공교육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창의인성교육센터 설립 준비과정에서 철저한 분석과 지역사회에서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