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삼성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국제영화제 K웹페스트’에 참석한 여수시 김광중 교육문화사업단장(왼쪽 두 번째), 장경호 관광진흥팀장(맨 왼쪽), 김상욱 팀장 등이 수상 직후 배우 정한용 씨(오른쪽 두 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여수시의 한 공직자가 창작한 영화 ‘신지끼’가 국제영화제에서 우수작품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여수시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삼성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국제영화제 K웹페스트’에 신지끼를 출품했다.

다도해의 보석이라 불릴 만큼 여수의 뛰어난 관광 자원을 소재로 한 영화 ‘신지끼’는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상영돼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웹페스트 영화제는 미국 할리우드, 프랑스 마르세유, 이태리 로마, 독일 베를린 등 세계 10개국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웹드라마 영화제로써 우리나라에선 지난해부터 K웹페스트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어 오고 있다.

65편의 외국작품과 40편의 국내 작품이 이번 영화제에 출품됐다.

국내 수상작들은 각국의 웹시리즈 영화제에도 상영되고 있어 한류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신지끼는 10여편의 국내외 작품과 경합을 벌여 ‘베스트 프로덕션 디자인(Best Production Design)’ 상을 수상했다. 이에 따라 노미네이션 본선작에도 진출하게 됐다.

수상을 위해 김광중 여수시교육문화사업단장, 이근철 관광마케팅팀장, 장경호 관광진흥팀장, 김상욱 팀장 등 4명이 상경해 행사장을 방문했다.

▲ ‘제2회 국제영화제 K웹페스트’ 개막식에서 여수밤바다와 인어공주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 ‘신지끼’가 상영되고 있다.

영화 신지끼는 여수반도와 114㎞ 떨어진 외딴 섬 거문도 사람들의 애환과 기원을 담은 인어공주 ‘신지끼’ 전설을 배경으로 거리악사 윤과 함께한 7일간의 첫사랑을 현대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여수밤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한 인어 신지끼는 거리악사 윤의 공연을 보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사람이 될 수 없었던 신지끼는 빅오의 여신을 찾아가 부탁한 끝에 7일동안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그러나 교통사고로 음악인생에 실패한 윤은 삶의 희망을 버리고 방황하던 중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지고 만다.

신지끼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윤은 신지끼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고, 둘은 7일 동안 여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마침내 마지막 날. 신지끼는 인어로 변해 윤의 곁을 떠나 바다로 되돌아가게 된다. 신지끼를 잊지 못해 상심한 윤은 거문도 녹산등대 신지끼 인어상 앞에서 그녀를 그리워한다.

윤은 그녀를 위해 노래를 만들었고, 애절한 노래가락과 기타선율만이 녹산등대에 울려 퍼진다.

이 작품은 거문도 출신인 여수시 관광과 김상욱 팀장(48, 전산6급)이 감독을 맡아 직접 연출· 각색해 탄생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고, 제작팀을 꾸려 출연배우를 어렵사리 캐스팅해 본격적으로 촬영에 나섰다.

종포해양공원과 이순신 광장, 돌산대교, 오동도, 케이블카, 세계박람회장, 금오도 비렁길에 이르기까지 여수를 대표하는 거의 모든 관광지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애니메이션 제작과 영상편집에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올해 3월 유튜브를 개설하고 작품을 올리는 등 수개월간의 준비 끝에 20분 내외의 단편 영화 한편이 만들어졌다.

어디까지나 아마추어의 작품이기 때문에 영상미는 다소 투박하지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 기간 1000회가 넘는 높은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반응은 뜨거웠다.

▲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삼성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국제영화제 K웹페스트’에 국내를 비롯한 세계 10여개국으로부터 105편의 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영화 ‘신지끼’가 탄생될 수 있었던 배경도 섬 사람인 김 팀장의 고향에 대한 애착과 숨겨진 재능 덕분에 가능했다.

거문도 최남단 서도리 어촌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그의 섬과 바다를 그리워하는 향수와 감성이 스크린에 녹아났다.

수평선 위로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태양과 밤이면 쏟아질 것 같은 무수한 별, 섬 곳곳을 지키는 기암괴석과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지난 추억들은 영화의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

목선을 타고 6시간을 달려야만 뭍을 밟을 수 있었던 70년대 당시.

여수 서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며 4남매를 뒷바라지 했던 어머님의 헌신과 장남으로써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데 따른 회한 등 가슴 한 켠을 파고드는 아련함도 영화제작의 모티브가 됐다.

김 팀장은 “생전에 꼭 영화 한편 만들어 보는 게 꿈이었는데 목표를 이뤄 뿌듯하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시는 영화 신지끼의 수상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웹페스트 영화제에도 적극 홍보해 상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여수신문고와 여수관광SNS, 관광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게시하고 강연과 워크숍 등 여수관광을 홍보할 수 있는 컨텐츠로 활용할 예정이다.

여수시 이근철 관광마케팅 팀장은 “무엇보다 최고의 관광·문화 컨텐츠는 무한한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가진 인적자원이 아니겠느냐”면서 “타 도시에 비해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여수 관광을 소재로 한 양질의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함으로써 관광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영화 ‘신지끼’는 유튜브(www.youtube.com/watch?v=norveG-vTiI)에서 만날 수 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여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