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픈한 화인 갤러리 내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되어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갤러리 화인’ 이달 11일 시청 앞 도원로 263-1에 ‘오픈’
전국 작가 상시 전시회 개최…다양한 장르 작품 전시 호응
“시민들과 좋은 작품 공유하고파” 문화·예술 문턱 낮춰

30만 인구의 도시에도 불구, 문화‧예술의 저변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여수에 개인 갤러리가 잇따라 생기면서 시민들의 ‘문화 놀이터’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1일 여수시 도원로 263-1에 갤러리 ‘화인’을 오픈한 서봉희(51) 대표는 “시민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여수민미협 지부장이기도 한 서 대표는 전국각지의 인연을 맺은 작가들을 초청해 24점의 작품을 이곳에 전시하고 있다. 남녀노소 시민 누구나 좋은 작품을 최대한 가깝고 편하게 관람하고, 또 작품세계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서봉희 화인 갤러리 대표

150㎡ 안팎의 갤러리에는 오는 31일까지 개관 기념 여수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회화와 사진, 공예, 설치작품 등 다양성 갖춘 작품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여수에는 예술작품을 상시 전시하고, 커피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개인 갤러리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타 지역의 경우 이 문화가 활성화 돼 주민들이 쉽게 이용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저변이 확대되어 가고 있지만 아직 여수에서는 낯선 분위기다.  화인을 비롯해 해안통, 아르블루 등 갤러리 몇 곳이 근래 문을 열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문화가 안착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렇듯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서 대표는 ‘화인’을 특정 예술인들의 공간이 아닌 소통과 참여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또 다른 이의 작품을 감상하는 선진 예술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마디로 예술이란 고상한 것이 아닌 우리네 일상이고, 삶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함께 공유하면서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고 장벽을 허물겠다는 뜻이다.

갤러리 뒤뜰에 조성된 거대한 설치 예술 작품. 물이 벽을 타고 흘려 내려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몇년 전 예울마루가 생겨서 여수시민의 문화 의식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봐요.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업구상에 들어가 3개월 간 준비 끝에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엄연한 사업이고,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막대한 운영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고 수익을 창출할 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갈등이 반복됐다. 그러나 사업가인 남편의 외조가 컸다. “돈을 보고 하지 말자. 삶의 보람과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자”며 아내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갤러리 운영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서 대표는 “아직 갈길이 멀지만 진정한 시민참여형 문화 복합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예술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써 시립미술관 정도는 하나 생겼으면 하는 소망이 있고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금도 지금보다도 늘려 문화 관련 사업들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죠”.

갤러리 뒤뜰에 마련된 테라스.

특히 그는 학생들의 작품을 보다 많이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미술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기 위해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견학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그가 그런 까닭은 예술인생을 살아오면서 걸어온 길이 결코 순탄치 않았고, 위기 때마다 흔들리지 않도록 그를 잡아준 것은 꿈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고교 재학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부친으로 한때는 미술을 접을까 했던 그를 붙잡아 준 것은 바로 ‘꿈’이었고, 삶의 숱한 굴곡과 방황속에서도 그를 붙잡아 준 것도 ‘꿈’이었다고 했다.

그러기에 그는 예술의 길을 가는 후배들에게 무엇보다 ‘꿈은 이루어 진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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