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명칭을 놓고 여수와 고흥 양 지자체가 갈등을 겪고 있는 여수~고흥 간 연륙연도교.

여수시와 고흥군이 여수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 잇는 연륙교 명칭을 놓고 감정 대립이 고조되면서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흥군은 주철현 여수시장과 이용주 국회의원 등에 대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면서 ‘팔영대교’ 명칭 사용을 고수해 다리 명칭 문제는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시 29만 인구 중 약 8만 가량이 고흥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동부와 경남 서부 10개 시군의 시민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동서창조포럼은 23일 성명을 통해 여수-고흥 연륙교의 명칭을 둘러싼 두 시·군의 갈등 해결방안을 제시하라고 전라남도와 국가지명위원회에 요구했다.

동서창조포럼은 여수-고흥 연륙교는 분열이 아닌 통합과 상생의 다리가 돼야 한다며 명칭 갈등의 일차적 책임 당국인 전라남도와 국가지명위가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동서창조포럼은 또, 여수와 고흥의 단체장과 정치권, 사회지도층도 근원적 상생발전의 길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합리적 대안을 만드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수 적금도 주민과 향우회원들도 이날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가 중재안으로 제시한 7개 명칭 가운데 하나인 ‘팔영적금대교’를 여수시와 적금도 주민들은 수용했다며 고흥군은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도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근 전남도가 제시한 중재안 가운데 여수시는 ‘팔영적금대교’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나 고흥군 측은 ‘팔영대교’를 고수하고 있다.

앞서 ‘팔영대교 명칭 사수를 위한 고흥 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신태균)와 전국고흥향우회(대표 류동신) 등은 지난 12일 고흥 라이온스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와 고흥을 잇는 11개 다리 중 10개가 여수시 지명을 사용하는데도 나머지 1개마저 고흥군의 지명 사용을 가로막는 것은 고흥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10년간이나 불려온 '팔영대교'를 어느 날 갑자기 여수시가 '적금대교'라 주장하는 것은, '동해'를 일본이 갑자기 '일본해'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8만의 고흥 향우가 살고 있고 여러 차례 고흥의 지원을 받은 여수가 어떻게 고흥을 무시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또한 “팔영대교 명칭 사용이 거부된다면 여수·순천·광양에 거주하는 20여만 명의 고흥 향우들이 한데 힘을 모아 다음 선거에서 주철현 여수시장과 이용주 지역 국회의원의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을 연결하는 길이 2.98㎞(교량 1340m), 폭 16.2m의 다리를 건설 중이다. 2700억원이 투입되는 이 교량은 여수~고흥 간 연륙·연도교 11개 중 한 개로,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다리 이름을 두고 여수는 적금대교를, 고흥은 팔영대교를 주장하며 서로의 입장이 맞섰고 아직까지 다리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 6월20일 다리 명칭을 '팔영대교'로 확정하고 국가지명위에 타당성 심의를 요청했지만, 국가지명위원회는 양 지역간 갈등을 이유로 부결시키고 전남도에 재협의를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재협의에 반대하는 고흥군민들은 국무총리실과 국토지리정보원, 국토교통부와 국민권익위원회, 전남도 등 5개 기관을 방문, 팔영대교 관철을 요구하는 4만403명의 군민 서명부와 탄원서를 전달했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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