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귀농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 도래와 도시에서의 팍팍한 삶, 암울한 경기 탓에 노년층과 더불어 젊은세대의 귀농도 점차 늘고 있다. 여유로운 귀농·귀촌 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여수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귀농 적합지, 여수의 매력은

연 평균 기온은 14.3도, 평균 일조시간은 2372시간으로 온화한 날씨로 연간 100일 이상 화창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지난 30년 평균 기온은 8월 25.8도, 12월은 14도를 보이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쾌적한 해양성 기후를 보이고 있다.

바다와 산이 잘 어우러져 주거환경에도 적합하다. 낚시와 등산, 텃밭을 가꾸는데 최적의 기온을 자랑한다.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돌산갓과 서대회, 하모회 등 건강한 먹거리도 넘쳐난다.

여수가 귀농도시로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2012세계박람회 성공 개최를 통해 도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KTX로 서울 용산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2시간50분이면 도착하고,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 건설로 서울에서 4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점도 귀농 적지로 선택되고 있는 이유다.

기업 CEO들도 이러한 여수의 매력을 느껴 앞장서서 땅을 구매하고 있다.

소라면 모개도를 소유하고 있는 삼성 이건희 회장은 과거 실제로 여수 소라면 궁항마을 앞 해변에 별장을 지으려 했다.

이 일대는 여수와 고흥 사이 해역인 여자만의 아름다운 노을과 기가막힌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통일교계 기업인 일상에서는 여수 화양면에 상당한 땅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여수가 100세 시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맞춰 귀농의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도농복합 도시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고, 수려한 자연경관, 온화한 기후 등 자연여건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귀농해 돌산읍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신상도 씨(63)씨는 여수의 온화한 날씨 매력에 푹빠져 있다.

신 씨는 군인으로 지난 20년간 복무했고, 10여년을 서울에서 살았다.

신씨는 “여수는 기후, 경치 등 환경적인 축복을 받은 도시”라며 “싱싱한 농수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생활비가 서울의 절반밖에 들지 않는다”고 흡족해했다.

여수 귀농세대 왜 증가하나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귀농가구는 1년 전보다 11.2% 늘어난 1만1959가구로 조사됐다.

▲지난 2011년 여수로 귀농한 김상용 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버섯 재배시설에서 버섯을 보여주고 있다.

전원생활을 위해 농어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귀촌가구도 2014년 대비 6.0% 증가한 31만7409가구로 파악됐다.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여수로 귀농한 세대수는 198세대로 총 530명이 시골에 정착했다.

귀농 연령도 50대가 35%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60대가 26%로 나타났다.

40대는 21%, 30대 이하도 10%를 차지했다.

같은 전남권역에서 95세대가 전입했으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51세대가 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농분야는 경종이 80세대로 가장 많았고, 과수를 업종하는 하는 세대도 10세대로 조사됐다.

버섯과 오디, 아로니아, 갓, 방풍, 백합과, 허브 등 고소득 특용작물을 생산하는 세대도 늘어가는 추세다.

이처럼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도시보다 생활비가 적게 들고 전원생활을 하며 삶의 여유를 꿈꿀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구감소로 고민하는 중소도시들이 귀농·귀촌 시책을 세우고 도시민 유치를 위한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인구증대와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귀농의 뜻을 품고 여수로 전입한 우창진(39) 씨는 돌산읍 660㎡ 농지에 버섯재배사 6동을 신축해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우 씨는 귀농 농업창업 지원사업 융자로 영농법인 ㈜서연을 차리면서 영농기반을 마련했다.

성공적으로 귀농에 정착한 우 씨는 올해 4월 결혼해 부인, 모친과 함께 농사일에 매진하고 있다.

월 800만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 중 300만원은 실제 소득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 씨는 이달부터서는 흰목이(은이)버섯 시험재배를 시작하는 등 시장 여건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우 씨는 “농업전문교육과 귀농 현장실습교육 등 지자체에서 영농기술과 농업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쌓았다”면서 “농사꾼으로써 성공적인 귀농생활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1년 여수로 귀농한 김상용(44) 씨의 경우도 대기업을 그만두고 시골생활을 시작했다.

시농업기술센터에서 도움을 받은 그는 버섯농사로 부농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부지런함과 노력으로 목이버섯, 노루궁뎅이 버섯, 참송이 버섯, 녹각영지 버섯의 생산 기술력과 원자재 값을 줄이기 위한 버섯배지 만드는 기술, 배지 재활용, 버섯 잔유물 재활용 등을 통해 생산원가를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대규모 생산단지를 구축해 판로까지 개척했다.

무턱된 귀농은 금물…준비없는 귀농은 파산 지름길

그러나 별다른 준비 없이 농촌생활을 결심하고 거주지를 옮겼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농촌건강마을 원예교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직접 꽃을 손질하며 원예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서 제시한 귀농·귀촌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 팁을 보면 우선 배우자와 가족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농촌생활은 병원, 쇼핑, 학교 등의 생활기반이 잘 갖춰지지 않아 도시생활보다 불편하기 때문인데 가장의 의지대로만 추진하다가는 '귀농·귀촌 기러기'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2~3년의 기간을 두고 귀농·귀촌 교육을 받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시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 귀농 교육과 종합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정책, 지역별 작목정보, 농지구입, 농가실습, 빈집현황 등 기본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귀농 후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투자가능 금액과 적성에 따라 '안정적인 소득 작목'을 선택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면 돈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만 선택하거나 토지에 맞지 않는 작목을 선택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초기투자는 가진 돈의 20~30%가 적절하고, 자신이 없다면 우선 한국농어촌공사와 농지은행을 통해 땅을 임대한 뒤 자신이 생길 때 땅을 사는 방법도 있다.

여수시농업기술센터 김화순 귀농·귀촌정책팀장은 “여수시는 귀농귀촌 인구에 대해 창업자금으로 최대 3억원, 주택구입자금으로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고향이나 귀농실습교육을 받았던 선도농가가 있는 지역 또는 귀농·귀촌인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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