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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은 병원의 마루타?편집장의편지> 박성태 편집국장

“그 병원 목따는 병원이라고 소문이 파다해요”, “여수 시민들은 여수병원들의 마루타나 마찬가지 예요"

지난 6일 여수지역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말은 기자가 탁상에서 느끼는 체감온도와 달랐다. 지역 의료계에 대한 불신은 상상이었다.

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아이들 엄마들이 모이면 죄다 목에 흉터가 있어요. 목에 칼을 댄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라며 “이렇게 갑상선암 환자들이 많으면 여수시가 최소한 원인 조사는 해야하지 않나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여러가지 이상 징후가 나타나 목따는 병원으로 소문난 곳에서 검진을 했는 데 갑상선암이 아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몸 상태가 예전과 같지 않아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 재검진을 한 결과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갑상선암 오진 피해자 중 한 명인 셈이다.

유치원 여교사 B씨는 “목따는 병원으로 소문난 곳에 가면 원장이 병원 복도에 지나가는 여성들 중 목이 좀 부어 있으면 갑상선암 검진을 받아 보라고 한다”며 “나도 그렇게 검진을 받아 보라고 해서 다른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 데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전직 간호사 출신 C씨는 “여성들이 갑자기 살이 찌거나 빠지거나 피곤하면 일단 갑상선 검사부터 해 보라는 말을 하는 데 그건 섣부른 지식이다”며 “알게 모르게 잠재적 갑상선암 환자라는 불안심리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여수는 석유화학단지를 끼고 있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며 이에 대한 역학조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건강보험심사원 자료에 따르면 여수지역 병원에서는 지난 해 3586명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29만 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약 80명 당 1명 꼴로 매년 갑상선암 수술을 받는 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수술 환자가 모두 여수시민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오래전 부터 지역민들의 불안감은 적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보건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민선6기 들어 주철현 여수시장이 이같은 점을 고려해 ‘대학병원유치’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혔을 때 여수시민들은 전적으로 환영했지 않는가.

지난 2014년 전남도가 화순전남대병원에 의뢰한 여수지역 갑상선암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수지역이 유독 착한 암이라 불리는 ‘갑상선 암’발생률이 높은 것은 ‘조기 진단 효과’라는 것이다.

즉 1cm 이하의 미세암 발견 초기 단계에서 부터 적극적인 수술을 한 진료 행태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수시 보건당국은 이러한 진료 행태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 면밀하게 조사해 정확한 의료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여수시는 의사의 진료권은 고유권한이다는 이유로 갑상선암 수술을 하는 관내 병원의 진료 행태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이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미세암이 발견된 시민들이 과연 수술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더 지켜 봐야 하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남도의 역학조사는 가장 중요한 여수산단과의 연관성에 대한 것이 빠져 발표 당시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병원이 조기 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고 있는 것도 갑상선암 발생률을 높인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 이같은 질병이 왜 많이 발견되는 지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여수산단에 대한 역학조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상식이다.

지금이라도 여수시는 시민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한다. 시민의 건강권이야 말로 정주여건의 핵심과제 이자 1300만 관광객 방문 시대를 맞고 있는 여수시가 암 천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면 안되기 때문이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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