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천재 화가 故 손상기 (1949~1988)의 유작이 미술 경매시장에서 상종가를 기록하면서 컬렉터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술 경매시장이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손 화백의 유작 대부분이 경매가를 웃돌아 낙찰되면서 국내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7일 여수손상기기념사업회(회장 양해웅)에 따르면 국내 최고 미술품 경매회사인 ‘K옥션’에서 손 화백의 ‘장미뿐입니다’(1986년작, 캔버스 유채, 100cm?100cm) 작품이 지난 해말 2억1000만원에 낙찰돼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낙찰가는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박수근,김환기,이중섭 화가 등의 대표작들 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 최고 작가로 불리는 데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매년 발표되는 한국 근현대미술 경매시장 100대 작가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장미뿐입니다’ 외에도 ‘공작도시-신호등’(1980년작 캔버스 유채 60호)은 1억3500만원,‘이른 봄-호외’(1987년작,캔버스에 유채,60호) 1억3500만원, ‘공작도시-방치’(1984년작, 캔버스에 유채, 1억8000만원 등 유작 주요 작품들이 억대를 형성하고 있다.

손상기기념사업회 박치호 작가는 “손 화백 작품의 작가정신,작품성,작업세계가 조명받음으로써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며 “여타의 유고 작가들과 달리 손 화백은 유작이 400여 점이 넘기 때문에 여수 남산동의 생가 복원이나 기념관 건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손상기기념사업회는 8일 주철현 여수시장을 만나 손화백의 남산동 생가 복원에 대한 시급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화가 손상기 [孫詳基, 1949~1988]

한국의 화가. 초기에는 자연적 이미지를 통해 자전적 이야기를 직설적 또는 역설적으로 표현하였으나 《공작도시》연작 이후 사회와 역사 문제로 작품 세계를 확산시켰다.

1949년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때 척추를 다쳐 성장이 멈추는 불구가 되어 '꼽추화가'로 불린다. 1981년 첫 개인전을 가진 이래 중앙미전, 구상전 등에서 수상하였고, 〈문제작가전〉 〈해방40년 민족사전〉 〈30대 기수전〉 등에 참여하였다.

초기에는 '자라지 않는 나무', '시들지 않는 꽃' 등 자연적 이미지를 통해 자전적인 이야기를 직설적 또는 역설적으로 표현하였으나, 《공작도시》 연작에 이르러서는 사회와 역사 문제로 작품세계를 확산시켰다. 1983년 샘터화랑과 인연을 맺은 이후 매년 샘터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지며 후원을 받았다. 1988년 지병이 악화되어 39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다.

1998년 샘터화랑에서 〈10주기 유작전〉이 열렸고 작가가 생전 자신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 기록한 글과 전시작품을 담은 화문집 《자라지 않는 나무》가 출간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공작도시 - 손수레 끄는 사람》(1983), 《영원한 퇴원》(1985) 등이 있다.

박성태 기자  yeosu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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