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지 100일이 넘었다.

한국 사회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제안된 법률이었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농축수산물, 화훼업, 요식업 등에 종사하는 많은 국민들이 그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여러 경제단체들도 식사비, 선물비의 허용 한도를 조정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법률안 제안 당시에 공직자로 한정되었던 적용대상자가 언론사, 사학 임직원 등 민간으로 확대되면서 과잉 입법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김영란법은 최소한 한 가지 측면에서는 입법의 내용이 잘못되었거나 정부의 대응방침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것은 일반 국민들이 법률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정부가 그 적용 범위에 대한 충분한 홍보를 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법률가인 필자도 ‘어떠한 경우에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워 법규정을 다시 들여다보지만 알쏭달쏭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국민들이나 기업체들 사이에서는 지레 겁을 먹고 ‘무조건 피하고 보자’는 심정에 몸을 사리는 풍조가 생기게 된 모양이다.

딱히 그래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저녁 식사 자리를 외면하고 선물도 주거나 받으려 하지도 않아 그것이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김영란법에 관한 오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두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첫 번째는,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은 쉽게 표현하자면 ‘공직자, 언론인, 교직원’이고, 그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기업체의 임직원이나 국민들은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적용 대상이 아닌 사람이 허용 한도를 넘는 식사를 대접받거나 선물을 받아도 처벌대상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두 번째는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자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직무와 관련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지 않는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것은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무원이나 언론인, 교직원인 지인에게 직무와 관련없이 식사를 대접하거나 선물을 주는 것은 무방한 것이다.

그러니 복잡하게만 보이는 김영란법을 너무 무서워하지 말자. 국민권익위원장 재직 시절 이 법안을 발의하였던 김영란 전 대법관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법 시행으로 인하여 타격을 받은 업종의 종사자들에게 죄송하지만 이 법이 지향하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사회분위기가 되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부디 그 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잘 안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데스크  yeosune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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