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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상징 ‘판장’ 화재, 전화위복 삼자데스크칼럼> 김현석 편집국장

정유년 설대목을 앞둔 1월15일 새벽2시 29분께, 여수 지역민들에게는 ‘판장’이라고 불리며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여수수산시장이 화마에 휩싸여 잿더미로 변했다.

1968년에 개장한 여수수산시장은 활어와 선어, 패류, 건어물 등 각종 수산물과 김치, 젓갈, 채소류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면서 지역민들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에게도 방문필수코스로 각광받았던 지역 대표 관광명소다.

여수수산시장은 2011년 3월에 시설 현대화 사업, 2013년 아케이드 사업으로 외형이 구색을 갖췄고, 지난해 5월 골목형시장 육성사업 일환으로 '바이킹야시장'이 선정돼 매주말 운영되면서 관광객 1300만 시대에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50년 전통의 수산시장은 누전으로 추정되는 단 한 번의 화재로 2시간 만에 까맣게 타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잿더미로 변한 삶의 현장으로 달려온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았고 비보를 접한 지역민들도 안타까움에 말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화재현장에는 출입금지라고 적힌 노란 줄이 걸려있고 타버린 수족관 안에는 새까맣게 죽어있는 게들, 형체가 녹아내린 가판대, 칼, 도마 등의 생활집기 등이 널브러져 나뒹굴고 있다.

설대목을 앞두고 발생한 화재사고에 여수시(시장 주철현)는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주 시장은 17일, 정부로부터 20억원 이상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해 여수수산시장의 폐기물 처리와 파손된 아케이드 복구 등에 투입하겠다고 전하고 우선 복구시간 단축을 위해 잔해물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건물 안전진단이 실시될 수 있도록 예비비 5000만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선정국을 앞둔 시점이라 각 정당의 유력 정치인들의 화재현장 방문도 경쟁적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 당 전 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이개호, 천정배, 유승민, 정우택,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그리고 여수시의회 의원들과 이용주, 최도자, 주승용 지역구 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역 언론과 뜻있는 시민들이 주목해 보고 있는 것은 이런 정치인들의 러시행렬이 아닌 그동안 지역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십시일반으로 피해시민들과 아픔을 함께 했던 인사들과 기관들의 기부 관련소식이다.

제일 처음 피해상인들에 기부금 기탁의사를 알리고 이를 곧바로 실행한 이는 예상대로 여수의 기부천사로 이름난 출향사업가 박수관 와이씨텍 회장이다. 박 회장은 “화재로 생계터전을 잃고 생활이 어렵게 된 상인들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2억을 기부했다.

앞서 박 회장은 설을 앞두고 1억5800만원의 장학금과 쌀을 지원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1억원을,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은방 광주시의회 의장이 3000만원, 경남도지사 1000만원, 전남시장군협의회 500만원,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500만원 등 현재까지 12억6900만원이 모금됐다.

여수산단 입주기업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LG화학과 LGMMA가 3억1000만원, GS칼텍스 2억원, 롯데케미칼 2억원, 롯데첨단소재 1억원 등 여수산단 기업들이 총 8억1000만원을 전달했다.

광주은행 3000만원, 호반리젠시빌이 1000만원을 약속했고, 영동이앤씨의 박정일 대표도 현장을 방문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

또 대한적십자 여수봉사대 20여명과 CJ헬로비전 봉사단 20명이 현장에서 음료수와 차, 간식 등을 제공했고 약 6개의 봉사단체 회원들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중 동여수복지관은 16일과 17일 화재 현장에 희망밥차를 배치하고 중석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명진한마음봉사단, 한아름봉사단, SK텔레콤, CJ봉사단, 한국전력여수지사, 한국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본부 등도 도움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12개 기관이 참여해 재난특별교부세 10억을 긴급지원하기로 발표하는 등 여수수산시장 화재 피해 복구를 향한 국민적 관심이 한데 모아지고 있다. 50년 전통의 명소 여수수산시장. 이제 전화위복의 길만 남은 것이다.

김현석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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