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의 치료는 그 원인을 파악하여 원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검사를 시행한 난임 부부 중 검사상에서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원인불명인 경우가 40%에 달하는데,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라도 자연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면 단계적으로 임신의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의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임신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난임의 치료를 위한 의학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방법으로 배란유도와 인공수정, 그리고 체외수정시술이 있다. 이 중 오늘은 배란유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배란유도는 말 그대로 배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배란이 잘 되지 않는 여성에서 한 개 이상의 난자가 정상적으로 배란에 이를 수 있도록 체내의 환경을 조성하여 임신을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평생 사용할 난자를 난소에 가지고 있다.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라고 있는 여아는 24주 정도에 이미 500만개 정도의 난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후 난자는 새로 생성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출생시 난소에는 약 200만개의 난자가 존재하며, 이후 사춘기에는 30-50만개의 난자가 남게 된다.

초경 이후 매달 규칙적으로 배란을 하는 여성의 경우 평생 400-500개의 난자가 배란되며, 나머지 난자들은 배란 과정중에 또는 자연적으로 퇴화되어 소멸된다.

난소 안에서 난자는 난포라는 구조물 속에 들어있는데, 난포는 난자를 보호하고 성숙시키고 배란시키는 역할을 한다. 생리 초반에 난소에서는 여러개의 난포가 동원되어 이달에 배란이 될 후보로서 준비를 한다. 이 때 보이는 난포를 기저난포라 하는데, 이 여러개의 기저난포 중에서 한 개의 난포가 선택적으로 자라고 나머지 기저난포들은 퇴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선택된 한 개의 난포를 우성난포라 하며, 배란 직전의 우성난포를 그라프 난포라 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생리 주기에서는 대개 한 개의 우성난포가 선택적으로 자라 배란이 되는데, 경우에 따라 우성난포가 두 개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두 개의 우성난포가 배란이 되어 모두 수정되는 경우 이란성 쌍둥이가 생길 수 있다.

정상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나 난소기능의 저하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경우 여러개의 기저난포가 동원되지만 우성난포가 선택적으로 자라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한 개의 난포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난소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동원되는 기저난포의 수가 적어 배란에 이르기가 어렵다.

난소에 존재하는 난포는 난포자극호르몬 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배란유도는 약물의 작용으로 이 난포자극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배란유도제를 사용하게 되면 대개 여러개의 난포가 동시에 자라게 되는데, 여러개의 난자가 배란이 되면 그만큼 임신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원리로 배란이 정상적으로 잘 되는 여성에서도 배란유도제를 사용하여 임신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쪽 나팔관이 막혀 있는 여성의 경우 막힌 나팔관을 개통시켜 주지 않더라도 배란유도제를 사용하면 나팔관이 막혀 있지 않는 쪽의 난소에서도 난포가 자랄 수 있어 자연 임신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여러개의 난자가 배란되는 경우 쌍둥이 임신의 확률도 함께 높아지게 되며, 배란되는 난자의 수가 많을 경우 세쌍둥이 이상의 임신이 될 수도 있다.

배란유도를 위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제에는 먹는약과 주사제가 있다. 먹는약은 체내에서 난포자극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되도록 하는 작용을 하고, 주사제는 그 자체가 난포자극호르몬으로서, 추출 또는 합성하여 제조한 것이다.

먹는 배란유도제의 경우 그 작용이 과하지 않기 때문에 난임 부부에서 원인 확인을 위한 검사를 시행하기 전이라도 2-3개월 정도 자연임신 시도와 함께 병행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배란유도제를 복용하여도 자연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면 원인 확인을 위한 검사와 함께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데스크  yeosune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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