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철거했던 교량 위치에 또 다시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교량 설치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사업비 573억원을 들여 ‘전라선 철도폐선부지 공원조성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1단계 사업으로 시는 무선 양지바름~만흥공원 구간 15.3㎞에 대한 공사를 올해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시가 지난 2011년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철교를 철거한 자리에 또다시 교량을 세우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지난 2011년 전라선복선화로 폐선이 된 기존 철로에 놓인 둔덕11호광장~ 미평삼거리 사이에 위치했던 철교를 철거했다.

'교량의 중앙분리대로 인해 추돌사고가 발생하고 교통흐름에 지장을 준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철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이번에 15억원을 들여 새로 짓는 철골구조의 이 교량은 상판에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설치해 이용자들이 산책이나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캐노피는 알루미늄과 강화유리 재질의 KTX 형상으로 조성키로 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연말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의회는 “시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업 대상지 내 미평역사 매입은 하지 않은 채 보여주기식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들은 KTX 형상의 교량을 짓는다는 시의 계획에 대해 “열차가 다니는 곳도 아닌데 KTX 형상의 교량은 다소 쌩뚱맞다”면서 “오히려 운전자들의 시야를 막고, 경관을 저해할 수 있어 캐노피 디자인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시가 새 교량 설치에 대해 의회나 행정 체감도가 높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단계 총 사업비 100억원 가운데 30억원 밖에 책정되지 않아 차수에 따라 사업을 나눠 추진했고, 교량건설에 시간이 많이 걸리니 미리 설치하자는 의견에 따라 착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시는 '철도폐선 공원화 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주민설명회를 여러번에 걸쳐 했으며, 의회에서도 상임위 현장방문 등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 것으로 안다"면서 “KTX형상의 캐노피는 아직 설계가 확정된 것이 아니니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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