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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의 슬픈 자화상 '사교육비'…근본문제 해결은 차별사회 철폐에서'데스크칼럼> 김현석 편집국장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에 따른 가계 교육비 지출 격차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정과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정의 교육비 지출격차가 지난해 10.2배로 나타났으며 사교육비 격차는 12.7배까지 더욱 벌어진 수치를 보였다.

이와 같은 교육비 격차는 학습격차를 낳고, 상급학교 진학 격차를 계속 벌이면서 동시에 사회 양극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8일 교육복지정책 과제를 발표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복지 혜택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공형 사립유치원 도입, 초등학교 6학년 졸업예정자 대상 꿈사다리 장학제도 실시, 저소득층 예비 중학생 장학금 지원, 그리고 현재 특목고, 자사고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사회통합전형을 마이스터고와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고교 진학생들의 입시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의대 등 인기선호학과에는 지역인재가 절반 이상 입학할 수 있도록 특별전형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우리사회의 병폐로 자리잡고 있는 교육문제의 본질을 에둘러 짚어본 것이다.

또 장애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의 교사 확보율도 높이면서 동시에 특수학교에 수영장, 도서관 시설 등 복합공간을 조성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문화 유치원을 90개로 확대하고 중도입국, 외국인 학생의 한국어 학습을 위한 다문화 예비학교도 160개 학급으로 늘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문제가 가계를 휘청거리게 하는 사교육비 지출에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경제적 격차가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사교육비 부담은 사회양극화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는 가정들에게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사교육비 감소 정책이 강력한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한때 노무현 정부는 사교육비 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 담당 주체들을 8대 악으로 규정한 교육정책을 펼쳤으나 실효를 보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는 아예 교습시간 단축을 통한 학원숫자 줄이기에 나서 해당 집단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위 두 대통령은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거나 아니면 일부러 ‘눈 가리고 아웅’하는 자세를 취했다고 본다.

과거 사교육 대책이라고 심혈을 기울여 내세운 게 고작 ‘사교육’으로 사교육을 잡겠다는 방과 후 학교, 학파라치 전면 도입, 전국 457개 사교육 없는 학교 선정 등을 통한 세금 쏟아 붓기 식이다.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밖에 없는 우리사회의 근본 문제, 즉 차별을 바탕으로 한 경쟁사회 현상을 외면하고 시행한 정책들이다.

사실 사교육은 공교육이 잘못돼서 생겨난 게 아니다. 끊임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는 풍토에서 나온 자연적 산물이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가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지 못하는 것은 대학 서열화 때문이다.

기업 채용 때도 그렇고 승진 시기에도 출신대학이 결정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을 학부모는 뼈저리게 알고 있다.

심지어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법연수생들도 동기들 간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학원에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경제적 능력이 있는 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해 고가의 사교육비를 지불하는데는 주저함이 없다.

성적을 올리는 한 가지 공부 비법을 모두가 알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비법‘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은 학습 능력 평가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남보다 성공하려고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열망이 사교육 시장을 움직이고 있으며 경쟁위주의 경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 때문에 사교육은 전방위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다.

사교육에 대한 근본적 수요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사회에 만연돼 있는 각종 차별관행을 없애는 게 우선이라는 것.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학력차별, 지역차별, 장애인차별, 성차별 등 직간접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차별 등을 금지하는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

정부부처부터 장애인 의무 고용을 철저하게 지킬 것이고, 국공립 대학과 공기업은 물론 사기업 영역까지 은연 중 자행되고 있는 각종 차별 행위 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가 교육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가 유아시기부터 교육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쳐 나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꾸준히 세우는 것도 의무사항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사교육비 부담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순차적으로 세워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중요하다.

그것도 매우 강력한 처방으로 대처하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김현석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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