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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명의 학생까지 행복해야" 여수교육의 희망을 논하다POWER INTERVIEW> 최성수 여수교육지원청 교육장
  • 김현석·조승화 기자
  • 승인 2017.04.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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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수 여수교육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최 교육장은 여수교육이 그동안 안고 있었던 문제점을 직시했으며,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어이쿠, 환영합니다. 어서들 들어오세요. 하하”

최성수 여수교육장이 취재진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털털한 웃음, 서글서글한 인상의 소유자 최 교육장은 ‘스마일맨’이라는 별칭이 제격이었다. 

나무를 가꾸고 길러내는 조직의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 방문 민원인들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대하는 일선 직원들의 모습은 그가 취임 이후 가져온 가장 큰 변화다.

최 교육장은 오는 8월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교육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에는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행복’을 꼽았다. 행복교육이란 5% 교육이라고 했다. 

상위 5%가 아닌 하위 5%를 아우르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행복론이다. 무릇 교육자는 비옥한 땅에 씨를 심고, 물과 거름을 줘 정성껏 길러내는 농부와 비교되곤 한다. 

스승은 제2의 부모다. 한 인간을 빚어내는 고된 작업이지만 오랜 기다림과 끝에 맛보는 수확은 형용할 수 없는 영광 그 자체다. 아름다운 마감을 앞둔 최 교육장과 대화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원도심 지역 교육환경 개선, 지역 인재유출 등 교육 숙원 해결 척척
행복교육 및 지역사회 협력체제 구축..행복교육센터 건립 조력 역할 톡톡

-. 8월말 퇴임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 2015년 취임 당시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성적인 자세로 호평을 받았고, 임기동안 실질적으로 많은 사업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을 했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나.

2015년 9월 여수교육장으로 취임 당시 심적 부담이 컸다. 먼저는 여수지역에 근무를 하지 않아 세세한 지역적 특성을 파악해야 했고, 교육열에 따른 학부모와 지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방안도 고민했다.

여수의 교육여건을 살펴보니 원도심 지역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시설이 낙후되고 가정환경이 열악한데다 교직원들조차 발령을 꺼려했다. 고민했고, 또 고민했다. 먼저 학교문화를 바꿔보자 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무지개학교’ 였다. 도내 시단위 지자체 가운데서는 처음이었는데 장만채 교육감이 크게 배려한 덕분에 지원금도 받게 됐다.
원도심 교육을 살릴 열쇠라 봤다. 학교문화를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학교는 그동안 고립된 섬과 같았다. 그러던 것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했고, 이로 인해 학교 문화와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
올해 2년차에 접어든다. 원도심 지역 학교에 시설 투자를 많이 했다.  모든 시설 투자의 80% 이상을 원도심 학교에 배분했다.

덕분에 학교 문화도 변화했고, 시설도 상당히 개선됐다. 교직원들도 이제 발령을 원한다. 학교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자주의식이 매우 높아졌다고 본다.

-. 여수 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인재유출이다. 어느 정도 개선됐나.

연간 300~400명의 지역 인재들이 여수를 떠나는 것은 지역사회로선 엄청난 출혈이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온갖 방법을 강구했다.
학부모 설득이 우선이다 싶었다.

그래서 중3 학생 뿐 아니라 중1~2년 학부모들도 설득해 나갔다. 물론 고교에서도 우리고장에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대학입시 제도가 변화하는 부분도 컸다.
관내 진학 형태 가운데 92%가 수시, 7~8%가 정시로 진학을 하는데 외지 고교에 재학 시 명문대 진학 확률 자체가 낮아진 것이다 .

그 결과 지난해에는 획기적인 성과를 이뤘다. 특성화학교를 포함해서 중학교 졸업생의 관외고교 진학이 148명정도였다. 이중 상위성적10% 학생은 60명 정도였다. 더 이상 학생들이 외지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동안 고등학교는 외지로 가야된다는 고정관념이 타파됐다.  내 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이 빛을 발했다고 본다.

▲ 거문도 초등학교 통폐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성수 여수교육장이 장만채 도교육감과 함께 거문도를 찾아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는 모습.

-. 거문도 초등학교 통폐합 논란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안다.

거문도를 6번이나 오갔다.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복장을 차려입고 가서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가장 열악한 곳의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배를 타고 나오면서 내 자신이 부끄러워 참을 수 없었다. 비가 새 무너져 내리고 잡초가 무성한 곳에서 공부하는 열악한 환경을 교육장으로써 해결해 주지 못한 점이 가슴을 후려팠다.
그래서 임기 내 거문도 학교 통폐합만은 해결해야 겠다 못 박았다.
그런데 문제는 주민들 간 갈등이었다.
학교 통폐합에 찬성은 하나 새 학교는 우리 마을에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갈등과 이기심이 지난 20년 동안 지속돼 왔다.

주민들은 100여년 역사의 학교를 지극히 사랑했고, 애착도 강했다. 그렇지만 그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갔다.

그래서 우리청은 수도권의 전문회사에 학교 신축부지 선정 용역을 발주했고, 그 결과에 대해 이의를 달지 않도록 거문도 지역의 주민들과 합의했다.  용역 연구결과 서도분교자리로 결정되었고, 거문도의 초등학교는 2019년 상반기에 체육관, 급식실, 관사까지 최고의 시설을 갖추어 완공될 예정이다.

거문도는 관광자원이 뛰어나기에 학교를 아름답게 가꾼다면 또 다른 관광명소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덕촌~서도 1.5km 해안도로가 개설되지 통학버스 진입이 불가한데 도와 시에 건의를 해 진입도로를 개설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됐다.

-. 주민 설득 과정에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행정적 접근이 아닌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보고, 교직원들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마을 대표들과 직접 협의하는 등 마음으로 다가가니 주민들이 마음을 열었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좋은 환경에서 길러야 되지 않느냐는 대승적 차원의 호소도 영향력이 있었다.

-. 학생오케스트라단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각 학교가 운영하는 오케스트라단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그동안 학교통폐합으로 4년간 편성된 예산이 2016년까지 완료되어 올해부터 예산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는 1년만 지원이 중단돼도 재기가 쉽지 않다.

여수에는 19개 학교에서 20개 오케스트라단을 운영하고 있고 800~900여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도시는 드물며 음악의 도시인 비엔나나 빈보다 많다. 타시군도 고작 1~2개가 전부이다. 또한 교직원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곳도 인천과 여수밖에 없다.

지금도 여수학생오케스트라의 연주 수준은 전국적으로도 높이 평가 받고 있으며 향후 10년동안 내실있게 운영된다면 여수의 또 다른 문화로 성장할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품격 높은 도시가 될 것이다. 지역 예술인들이 학생들을 꾸준히 지도한다면 여수는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운 예술의 옷을 입은 도시가 될 것이다.

올해 도교육청과 여수시에서 어느 정도 예산 지원을 약속했고 학교에서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교육수요자가 어느 정도 경비를 부담하고 있다. 또한 영재교육원에 예술영재반을 신설하여 오케스트라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적극 육성할 예정이다.

학생오케스트라단의 공연기회 제공과 재능 기부를 통한 자부심을 함양하기 위해 봄, 가을 관광주관에 맞춰 엑스포역에서 관광객맞이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무대를 선사한다면 신선하고 새로운 여수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학생오케스트라를 중단시키면 지역사회에서도 큰 손실이다. 어렵더라도 지자체와 시민이 함께 끌어안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 여수시 행복교육지원센터 개원식 모습. 학교 교육활동 지원 및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소해 줄 것으로 양 기관은 기대되고 있다.

-. 여수시가 추진했던 명문사립외고 논란으로 지역 교육계의 갈등이 있었다. 여수시가 행복교육지원센터를 건립하면서 지원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양 기관의 협의사항과 그동안 지원청에서 어떤 조력을 해왔는가.

지자체가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깊이 감사드린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본다. 애당초 오해도 있었고, 지자체가 교육정책에 지나치게 관여한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소통하면서 오해가 해소됐다. 여수시의 지원과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행복교육지원센터의 설립에도 우리청과 여수시가 여러 차례의 논의 끝에 명칭 선정과 사업의 방향을 정했다. 이처럼 여수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라는 목표로 소통과 협의를 통해서 조력을 했다.

-. 행복교육지원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

현재 학교는 정규수업 이외에 특색교육프로그램,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등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교사는 위의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강사를 채용하고, 운영 현황과 학생의 상태를  점검·관리 등 많은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좀 더 다양한 교육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행복교육지원센터가 발족되면서 학교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학교에서 지원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학부모의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하여 교육도시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행복교육지원센터의 역할과 사업운영을 위해 3차례 정도 우리청과 협의를 했으며, 세부실행을 위해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여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초, 중등 교육활동에 관한 것도 있고, 대학입시와 관련된 진학과 학생진로지도와 관련된 내용도 있어 학부모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초창기 사업 운영이기에 부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으나, 하나 하나 실행하면서 보완해 나간다면 여수의 특색에 맞는 행복교육지원센터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

행복교육지원센터는 전남지역에서도 선구적이어서 도교육청에서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다. 임기가 짧다는 것이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여수교육의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된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단 한가지 미해결로 남겨둔 것이 화양중학교 기숙사 운영 문제이다. 본래 기숙형 중학교로 지정하여 도서지역 학생들을 수용하려 했으나 학부모와 학교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는 여수시에서 1억원을 지원해 운영을 했으나 올해는 지원이 없어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가정 환경이 열악한 아이들이 이 학교로 전학을 해서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공부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려면 도서지역이나 동지역에서 학생들이 입학 할 수 있도록  ‘제한적 공동학구제’를 시행해야 하는데, 일부 반대가 있어서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학교와 지역민의 협조를 얻어 중학교 제한적 공동학구제가 시행되도록 해 기숙사 운영 지원에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 본인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일생동안 단 한순간도 불행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돌이켜보니 매사가 인생의 전성기라 여겼다. 살면서 마주하는 일상과 그리고 기회, 긍정적 사고의 결실이 바로 행복이였다.
아이들에게 해줄말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불행하면 안된다. 지금 행복해야 미래가 행복하다.
그래서 여수교육의 지표를 ‘행복한 학교’로 정한 까닭도 그 맥락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민은 얼마나 잘사는가.

그렇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최하위다.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행복의 절대치가 결정될 시기에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복 절대치는 학창시절에 결정되는데 평생을 살아간다.
우리 아이들의 학창시절은 그렇지 못하다. 불행하다. 행복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행복이 와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학교가 행복하고, 학생들이 행복해야 한다. 상위 5%가 아니라 하위 5%까지 모두 행복해야 한다. 뒤쳐진 아이들에게도 애정을 쏟아야 한다. 소수 엘리트만을 위하고 나머지는 버려지는 교육이 돼서는 안된다.

지역사회를 지키는 아이들은 중하위권의 아이들이다. 그들이 훗날 여수를 위해 일하고 평생을 살아갈 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어린시절 불행하면 나중커서 여수에 무슨 애정이 남겠나. 공부를 떠나 모든 학생들이 행복해야 한다. 그런 철학을 교장이나 선생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 행복교육을 지향하는 방향설정은.

카우와이(하와이 옆에 섬)의 결연을 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누군가 한 사람이 방황하는 아이를 지지해 준다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를 보라. 부모의 이혼과 청소년기를 방황속에서 보냈다. 그를 잡아준 것은 할머니였다.

학교에서 버려진 아이들은 사회악이 될수 있지만 누군가 책임을 지고 건실한 사람으로 키워준다면 은인이 될 것이고, 평생을 두고 보람있는 일이 될 것이다.
지난해 230개의 카우와이 결연을 맺었다. 그야말로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선생님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전국 우수사례로도 선정돼 학생생활 지도 모범사례로도 떠올랐다.

그 다음으로 친절은 강조한다. 공직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사는 고용인이다. 봉사하는 직업인데 민원인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례도 많다.

민원인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경어를 쓰도록 하고,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 교육 공직자들의 열정 고취를 위한 대안은.

훌륭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삼려통합 합의 사항에 따라 타 지역 전보가 없어 지역에서만 정년을 마칠 수 있다. 분명 장점이나 안일해 질 수 있다.

교원들의 교육열정을 지필 수 있는 노력을 해왔다.  자체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야간에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열심히 하는 교사들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더욱 발전시킨다면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 퇴임 후 계획은.

일단 휴식기간을 갖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학양성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김현석·조승화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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