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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 ‘조국’, 말보다 실행을 강조한 조국…성찰하는 진보를 말하다데스크칼럼> 김현석 편집국장

‘문재인표’ 인사가 연일 장안의 화제로 회자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인사원칙은 통합 발탁, 여성발탁, 측근배제로 지금까지 보여 준 역대 어는 대통령보다도 더 파격적이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그의 인물 영입은 대한민국을 제대로 세우겠다는 그의 진심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한다.

이번 인사의 결정판은 조국 민정수석이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권력의 자리인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촛불정국에서 우병우라는 인물이 지탄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그 자리의 상징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됐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도 민정수석 출신이다.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가 어느정도 중요한 자리인가를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역대 정권마다 공직자 검증과 추천, 공직 기강 바로 잡는 일을 주 업무로 하는 민정수석 자리를 막중하게 여기고 인물 영입에 공을 들여 왔다. 문 대통령의 조국 민정수석 임명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민정수석 ‘조국’은 그동안 말보다는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온 개혁가이기 때문이다.

조국은 “민주화 이후 정치권력은 급속히 변해 갔지만, 법률가의 세계는 큰 번화를 겪지 않았다”면서 사법개혁 운동에 뛰어 들었다. 2000~2005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과 소장 직을 연이어 맡으면서 검찰과 관련해 사안별 특별검사제 도입, 상명하복 폐지, 재정신청 대상의 대폭 확대,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검찰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에 대한 시민참여 등을 요구했다. 

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대해서는 대법관과 재판관 구성의 다양성 확보, 시민의 형사재판 참여 등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시민사회 운동의 정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16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후보 중 부패, 저질 인사를 골라 낙천·낙선되게 하는 활동에도 부분적으로 참여했다. 조국은 2008년에 쓴 ‘성찰하는 진보’라는 책에서 “이 책의 제목을 ‘성찰하는 진보’로 잡은 것은 진정한 진보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비전, 정책, 한계 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면서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국의 사회참여는 실천적이었고 개혁가 다운 면모였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국민이라면, 또 문재인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쳐 나갈것인지 그 향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문 정부의 핵심 부서인 민정수석실, 특히 조국 민정수석이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군말보다는 조국 수석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 드리고 싶다. 2003년 조국교수가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냈던 공개 편지이다. 제목은 “‘팔간’을 경계하십시오”

“ 노무현 대통령 귀하.

취임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축하의 인사가 아닌 경고의 간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 정부가 밝힌 10대 국정과제가 현 단계 우리 사회의 혁신을 위해 온전히 실현되기를 고대하는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 측근, 정부의 집권당의 중요 인사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집권초기의 뜻과 계획은 사그라지고 맙니다. 그리고 이런 실패는 대통령 개인의 실패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진보의 좌절이기도 합니다.

이에 저는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한비자가 군주에게 악이 되는 여덟 가지 장애로 열거한 ‘팔간’의 문언을 빌려, 듣기에는 거북하지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동상’, 즉 잠자리를 같이하는 자를 경계하십시오. 향후 각계각층의 이익집단들은 영부인, 자녀, 며느리, 사위 등의 친인척에게 온갖 연고를 동원해 다면적·단계별 로비를 전개할 것입니다. 피와 살이 섞인 ‘동상’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이들을 통한 인사청탁이나 정책조언은 무조건 잘라 내십시오.

둘째, ‘재방’, 즉 대통령의 마음을 잘 읽고 처신하는 ‘입 속의 혀’ 같은 측근을 조심하십시오. ‘명하지도 않았는데 예예하고, 시키지도 안았는데 분부대로 하겠노라고 말하며, 생각하기도 전에 뜻을 받들고 용모를 엿보거나 안색을 살펴서 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리는 자’ 말입니다. 이들에게만 의존하는 대통령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셋째, ‘부형의 행태’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오랫동안 친애하며 아버지나 형님처럼 모시고 따랐던 ‘대신정리’들이 권력형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것을 초반부터 예방하십시오. 집권당과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부형’들의 집에는 언제든지 현금이나 무기명채권이 가득 찬 골프 가방이 배달될 수 있습니다.

넷째, ‘양앙’하는자, 대통령의 사적인 기호와 욕망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 자력을 동원하려는 자는 재앙을 조장할 것입니다. 예컨대 ‘노비어천가’를 부르려고 애쓰는 자, 대통령이나 영부인께서 학사학위가 없음을 건수로 하여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겠다고 말하는 자들을 단호히 물리치십시오.

다섯째, ‘민맹’하는 자, 즉 공직에 앉아 있으면서 자신이 관리하는 ‘공공의 재화를 흩뿌려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하찮은 은혜를 베풀면서’ 자신의 위세를 세우고 세력을 넓히려는 사람 역시 사가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돈은 국민의 피와 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섯째, ‘유행’하는 자를 경계해야 합니다. 대통령과 국민사이에 대화 통로가 막혀 있음을 이용해 국민의 소리를 전달한다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유창한 변설을 구사하며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사람을 멀리해야 합니다.

일곱째, ‘위강’ 하려는 자, 즉 대통령의 위세를 빌려 별도의 파당을 지어 세력을 형성하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자는 척결해야 합니다. ‘참여정부’의 이름에 걸맞게 국민의 소리를 직접 듣고, 국민의 참여를 북돋우십시오.

마지막으로 여덟째는 ‘사방’입니다. 강대국 사이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사방에 있는 주변 대국의 위세를 빌려 대통령을 이끌려고 하는 사람에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냉혹한 국제정세 속에셔 대통령은 철저히 국가이익과 민족이익을 중심에 두고 외교에 입해야 할 것입니다.

취임 초기에 곰팡내 나는 옛글을 빌려 쓴소리를 드리게 된 것은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당에 포진되어 있는 집권세력 전체가 항상 자경자계하고, 힘을 모아 우리 사회의 혁신을 이끌어 한반도에 평화를 안착시키시기를 간곡히 기원합니다.

그리고 임기 말에 이런 저의 글월이 공연하 기우에 불과했음을 입증해 주십시오. 그때까지 시민사회운동은 바깥에서 감시와 비판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조국, ‘성찰하는 진보’p19.지성사

김현석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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