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깨우는 소리' 슬로건을 내건 한 작은 마을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4일 토요일 오후 5시 예울마루에서 울려 퍼진다.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애양 청소년 오케스트라 FROM’(단장 박지성)의 두 번 째 정기연주회다.

도성마을은 1970년대 여수애양병원에서 치료받은 한센 환우들이 정착한 곳으로 지금은 일반 주민 200여 명과 한센인 회복자 8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손양원 목사 기념관이 마을 옆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창단된 '애양 청소년 오케스트라 FROM'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4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휘자 박상희씨는 이 마을 출신으로 자신이 도성교회에서 바이올린을 배우며 꿈을 키웠던 경험을 살려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사비를 털어 창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놀이터나 도서관 등 청소년 문화교육시설이 전혀 없는 도성마을에 '애양 청소년 오케스트라FROM' 창단은 마을 사람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서울에서 열린 세계한센인포럼에 초청됐으나 마을 아이들의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참가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이 마을 어르신들은 유배지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연주를 듣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이 마을 한센인 회복자 한 분은 피아노가 필요하다는 말에 평생 모아 둔 장례비를 기증해 감동을 선사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오케스트라단을 운영 하는 게 녹녹치 않지만 남 모르게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 여수 모아 치과 병원, 롯데 케미칼 여수 공장 샤롯데 봉사단 등과 매년 크리스마스때마다 찾아오는 익명의 독지가들이 후원하고 있다. 

박상희 지휘자는 “지난 해 얼떨결에 창단 연주회를 한 지 벌써 1년이 지나 두번째 정기 연주회를 갖게돼 저를 믿고 따라 준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며 “주승용 의원 등 많은 이들이 함께 해 지원과 응원해 주신 것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공연에는 해안통 갤러리 관장인 피아니스트 이혜란 씨와 도성 마을에 있는 도성 교회 찬양단 지휘자인 바리톤 이중현 씨가 함께 협연한다.연주회 관람료는 무료다. 

박성태 기자  mihang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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