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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영어 고수’ 만들기<데스크 칼럼> 김현석 편집위원장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라는 것을 의미하고, 또 영어 잘하는 자식을 두었다는 것은 그 부모가 교육에 관해 상당히 앞서있고 열의 또한 보통이 아닌 ‘학부모’라는 것을 말해준다.

흔히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른바 ‘내로라’ 하는 ‘영어 고수’들에게는 영어 잘하고 싶은 학생들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비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매달 수강생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을 몰고 다니는 스타강사 A씨는 영어전공자가 아닌 체육대학 출신이다. 그는 해외유학 없이 단 3년 만에 유명한 영어청취 강사가 됐다. 박 씨의 영어공부 방법은 영어문장암기와 발음교정 딱 두 가지다. 처음에 그는 CNN 미국 방송을 하루 10시간씩 보고 영화도 100번씩 반복해서 봤다고 한다. 그런데도 영어가 전혀 늘지 않았다고. 결국 맨땅에 헤딩만 하고 있었던 셈. 고심 끝에 그가 선택한 방법은 영어 뉴스 외우기였다. 먼저 대본을 보고 해석을 한다. 그런 다음엔 무조건 따라 하면서 외우기를 반복 한다. 처음엔 3분짜리 대본 외우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 그러나 외운 문장과 대사를 정리하고 소리 내 말하기를 반복하니 외우는 시간이 점점 빨라졌다 한다. 그는 거울 앞에서, 때로는 벽에다 대고, 혼자 있을 때도 상관 않고 외운 문장을 지껄여댔다. 이런 방식으로 매일 2~3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영등포구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B씨는 사무실에 남들보다 조금 먼저 출근한다. 그는 CNN 오늘의 뉴스를 제공해 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고 미국 드라마를 챙겨본다. 틈만 나면 영어식 표현을 찾아보고 사내 영어뉴스 동아리에도 참여했다. 그는 재미를 느끼며 공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가급적 즐겁게 공부하려고 애썼다. B씨의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어 그는 구청장이 해외 출장을 나갈 때면 통역 요원으로 차출(?)되는 필수요원이 되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출신 C씨는 초중고를 국내에서 다닌 순수 토종인데도 영어고수들이 즐비한 통역대학원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수석 졸업하는 최고수가 됐다. 현재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영어를 술술 말하는 비결을 묻자 곧바로 ‘영어문장을 통째로 외워라’고 답한다. 문장을 끊임없이 ‘중얼중얼’ 따라하라고 강조한다. 전체문장을 깔끔하게 듣고 내 입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고, 단어 하나하나 보다는 문장 전체를 통으로 듣고 말하는 것도 놓쳐선 안 된다고. 특히 그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좋아하는 분야의 영어원서’를 모조리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강조해마지 않았던 것은 ‘영어공부는 매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꾸준히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고 또 점점 실력이 쑥쑥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른바 ‘눈덩이 효과’다. 눈사람을 만들어 본 사람은 이미 경험했다. 제대로 된 눈사람을 완성하려면 맨 처음 눈덩이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을. 그래야 눈덩이를 굴릴 때 눈이 더 단단하게 그리고 많이 쌓이게 되고 이윽고 만족할 만한 눈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영어고수 만들기는 결국 ‘단무지!’

결론이 나왔다. 영어 잘하는 방법은 ‘단!무!지!’처럼 하는 것이다. ‘단’은 ‘단순화’로 복잡해 보이는 문장을 단순하게 정리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는 것을 습관으로 하다’라는 뜻을 가진 ‘make it a rule to'라는 구문을 단어 5개가 아닌 1개 단어로 인식하는 것이다. 즉 ’makeitaruleto'로 보고 발음은 ‘메이끼러룰투’로 한 번에 내 뱉는 것. 이것을 문장의 단순화라 한다.

‘무’는 누가 봐도 다소 ‘무식한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 문장을 단순화 했다면 이제 이를 ‘중얼중얼’ 거리면서 소리 내 연습하는 것이다. 창피해 하지 말고 거울을 보고 중얼중얼, 혼자 있을 때도 배우 오디션 보듯이 중얼중얼 해대는 것이 중요하다. ‘지’는 ‘지속적으로’ 매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고수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매일 매일 해야 한다‘고.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다음 방식을 권고해 드리고 싶다. 매일 A4용지 한 장을 준비해 먼저 반으로 접어 자녀에게 준다. 여기에 단어나 문장을 쓰게 하되 왼쪽 면은 영어를, 오른쪽 면은 한글 뜻을 적게 한다. 그리고는 이를 또 반으로 접는다. 그러면 A4는 4면으로 분할될 것인데 이 나눠진 면을 각각 자녀들의 테스트 용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자녀들이 한글과 영어를 두 번 반복하는 학습효과를 낼 수 있다. 자녀들이 매일 스스로 테스트 하도록 독려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매일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부모가 보상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영어 잘하는 자식을 두기란 정말 쉽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부모들이 먼저 자식 교육에 인내심을 잃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아이 영어고수 만들기’ 프로젝트는 부모가 먼저 심리적 고수가 되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매우 요원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

 

김현석 기자  arguskim@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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