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 관광객 방문 시대, 관관산업의 르네상스를 맞아 현주소를 점검했다. 동부매일 마재일대표, 여수관광협의회 임규성 사무국장,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 여수시민협 곽재철 간사 등 4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사진 곽준호 여수타임즈 기자 제공

매년 1300만 명 이상 방문한다는 관광객이 여수 경제와 여수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고,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세번째 ‘새로운 여수를 만들기 위한 지방자치 개혁 토론회'에서는 (사) 여수시민협이 주관한 토론회는 여수 관광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놓고 각 분야에서 활동 하는 시민사회, 언론, 지역 관광협회 관계자들이 모였다.

좌장을 맡은 이현종 여수시민협 이사장은 흔히들 관광정책을 놓고 굴뚝 없는 산업이라며 열을 올리고 있는 게 지금의 국내 지방자치 단체들의 현실이다 며 “관광객이 늘면 시민은 행복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여수의 관광정책이 시민에게 독이 될 지 약이 될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토론회를 진행했다.

동부매일 마재일 대표 "종포는 이미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이 자리에서 오랜 생활을 해온 원주민이 밖으로 내몰리는 소위 젠트리피케이션이(Gentrification)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 주제 발표로 나선 동부매일 마재일 대표는 그동안 지역 내 관광시설을 비롯한 시의 관광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통해 새로운 관광정책이 필요하다는 해설을 해 온 전문 기자다 .

그는 자신의 전문성에 맞게 여수시민들은 지금까지 관광객 증가에 부정적인 생각은 없었으나 최근 제주도나 유럽 베네치아 등의 휴양지들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이 여수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무분별한 개발, 교통난, 임대료와 물가상승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관광의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대표는 이미 시에서도 시민중심의 관광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차례 관련 용역을 실시했지만 이는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용역이 대안이나 관광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이미 다 발표한 부분이다. 새롭게 용역을 한다고 해서 크게 나아질 것은 없다. 다만  지역사회가 지금까지 나온 대안들을 얼마나 시행하느냐가 관건이다.”고 역설했다.

또한 “관광객이 오면서 무엇보다 시민의 삶이 나빠진다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관광정책의 궁극적 핵심은 언제나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인데 3년 연속 1300만 관광객을 유치한 여수시 시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미 제주도나 유명 도시들이 겪는 문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마대표는 특히 “대표 관광지 제주도는 그나마 인구가 늘고 있는데 반해 여수는 오히려 인구가 줄었다. 관광정책과 도시계획, 인구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현재 여수시가 펼치고 있는 관광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고 지적했다.

여수의 관광지가 유명해지면서 오히려 개성을 잃고 있는 현상을 우려했다.

그는“통영의 동피랑을 모방한 종포의 천사벽화마을 , 종포는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 펜션 등이 들어서며 고유의 색을 잃어가고 있다.”며 “특히 여수 시민들에게 추억의 거리로 자리 잡고 있는 종포의 경우 과거의 그림은 다 사라진 채 펜션 대형프렌차이즈커피숍 유행에 민감한 음식점 술집이 들어서면서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로 전락 됐다”고 통탄했다.

특히 여수밤바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해양공원은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1평월세가 230만원, 일부 커피숍은 800만원씩 한다. 그 일대 땅값이 평당 2500만원이나 한다. 대부분 평당 1000만원 이상을 호가하지만 매물이 없을 정도다.

마대표는 “종포는 이미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이 자리에서 오랜 생활을 해온 원주민이 밖으로 내몰리는 소위 젠트리피케이션이(Gentrification)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의 대책으로 행정에서 조례를 하루 빨리 제정해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시에서 사전에 조례가 나와서 상가와 임대 건물주들과 주민들과 회담을 통해 문제를 막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30만 도시 베네치아는 인구 대책이 실패하여 최근 4만8천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 이 같은 문제를  행정에만 맡긴 다고해서 해결 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언론과 민간,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법을 모색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대표는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컨텐츠개발과 투자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관광산업 관리가 우선이다”며 발제를 끝맺었다.

여수관광발전협의회 임규성 사무국장 "순천 관광객 대부분이 저녁에는 여수밤바다를 보러 간다며 순천에서 숙박을 하지 않아 고민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보면 여수가 ‘머무르는 관광객 유치’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마대표의 주제 발표를 놓고 반론에 나선 임규성 여수 관광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지정 토론을 통해 자신의 견해는 관광발전협의회의 전체적인 견해나 주장은 아니다고 먼저 선을 그었다.

그는“관광객 1300만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800만 정도로 보고 있다. 관광산업이 발전하면서 과거 여수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 다시 여수로 내려와 버스커 등의 직업을 잡아 살아가고 있다. 정주인구 감소분을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주인구의 근본적 증가를 위해서는 좋은 직장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관광산업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일평균 56억의 카드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 돈들은 거의 쌍봉동과 여서동 등 술집과 음식점에서 잡히고 있다. 숙박업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결제하므로 현지에서 결제를 하지 않아 데이터에서 빠져있다”며 “일부 관광사업자가 수익을 다 누리는 것으로 비춰지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 사무국장은“여수는 서울의 북촌과 같이 젠트리피테이션이 심각한 단계라고 보지 않는다. 최근 순천 관광해설사를 만났더니 순천 관광객 대부분이 저녁에는 여수밤바다를 보러 간다며 순천에서 숙박을 하지 않아 고민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보면 여수가 ‘머무르는 관광객 유치’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수시장과 민간인이 공동으로 하는 사단법인 여수관광협의회가 올봄부터 운영하는 만큼 앞으로 여수관광의 우려점을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 "산단의 환경안전부분에 투자하지 않으면 관광산업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데도 시는 아직도 산을 깎아 골프장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제는 자연스러운 흙길을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다른 도시는 도심에 숲길을 만드는 ‘그린웨이’ 를 실행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발표로 나선 여수 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은 자신의 석사 논문을 토대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여수 관광정책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문국장은 “과거 관광은 콘도와 유원지개발 등의 형태였으나 현재 관광은 둘레길 등 체험관광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주변의 모든 곳이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방분권은 어떤 철학을 품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지역을 생태축으로 개혁하고 지역의 역사문화전통을 보존하면서 민간 거버넌스를 통한 지역사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실행했을 때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지역의 미래가치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남해안개발특별법 등 무분별도시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개발보다는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자연과 사회자본을 남길수 있는 생태자본을 이용한 관광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국장은 문재인 정부 역시 SOC 대량확충보다는 지역의 고유 자산과 사회자본을 이용한 형태의 개발계획을 만들어 관광정책을 세울 것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면서“여수시는 주민참여형 관광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관광은 개발이 아니라 아름다운 환경을 보존하여 제주도는 있는 자원을 그대로 활용하여 관광은 개발이 아니라 아름답게 보존해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수가 산단도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GS칼텍스 기름유출로 큰 타격을 입은 여수의 관광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산단의 환경안전부분에 투자하지 않으면 관광산업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데도 시는 아직도 산을 깎아 골프장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제는 자연스러운 흙길을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다른 도시는 도심에 숲길을 만드는 ‘그린웨이’ 를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생태관광조례를 세웠다며 여수도 어서 연안경관조례도 수정해 시민참여 형 생태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 했다.

 또한 여수산단도 마을가꾸기 등 지역시민의 관광을 돕는 지역환원사업에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지역 내 대학을 비롯한 특성화고등학교 또한 관광학과 개설을 비롯한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 했다.

여수 시민협 곽재철 간사 " “관광산업은 자본가 입장에서 한번 설치한 시설로 지속적인 이익을 주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저임금과 질낮은 일자리이다. 여수밤바다같은 자연환경을 관광에 이용하려면 환경보존노력이 필수”

마지막 지정 토론자로 나선 여수 시민협 곽재철 간사는 소속 단체가 그동안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수시에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과연 관광산업이 친환경적이고 고부가가치 사업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2015년해상케이블카 운행이 시작하고 종포해양공원 낭만버스킹으로 점차 관광객 증가했지만 그 이익은 해상케이블카와 호텔, 그리고 자본가들에게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곽간사는 “관광산업은 자본가 입장에서 한번 설치한 시설로 지속적인 이익을 주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저임금과 질낮은 일자리이다. 여수밤바다같은 자연환경을 관광에 이용하려면 환경보존노력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수의 정책은 관광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한 개발에 손놓고 있다.여수관광정책은 한마디로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쓴 소리를 내놓았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지자체들이 관광산업에 몰리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해양관광중심이란 바다를 끼고 호텔이나 숙박이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 배가 다니고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일이다.  행정은 눈에 보이는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시민과 자연을 자본에게서 보호하는 역할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 했다.

박성태 기자  mihang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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