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0월 25일 전후 순천농업학교에서 벌어진 민간이 학살 장면을 라이프지 칼 마이던스가 촬영한 사진. 자료제공 여순사건 연구자 주철희 박사

지난 해 정인화,이용주 국회의원 등이 발의한 여순사건특별법과 관련해 국방부가 최근 민간인 학살을 부인하는 의견을 제출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3일 KBS가 보도해 알려지면서 주승용 국회의원과 여순사건 단체 등이 반박 입장을 내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KBS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과거사정리진실화해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가 여순사건 진상규명 작업을 거쳐 군,경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국가가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국방부는 여전히 민간인 학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

국방부는 지난해 발의된 특별법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여수에서는 민간인 희생이 있었지만 순천에서는 무고한 민간인 학살 기록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또한 국방부는  '군인과 경찰이 의심만으로 민간인을 집단 사살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 진실화해위의 조사 결과를 공식 부인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국방부는 올해로 여순사건 70주년을 맞고 있는 현재까지 여순사건이 군사 반란이며 일부 지역에서 민간인 희생이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가칭 여순항쟁명예회복시민위원회(위원장 주철희 박사 ‘동포의 학살을 거부하다’ 저자)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민간인 학살 사실 여부를 토론회를 통해 가려내자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순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어처구니없는 문제 인식에 여수 순천 시민은 분노한다.”며 “국방부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여순항쟁명예회복시민위원회는 ‘여순사건 특별법 관련 제반 사항에 대한 토론회를 국방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여순사건이 군사 반란’이라는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하여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토론회에 참석하여 그 사실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며 “아울러 국방부 입장이라는 것이 학계의 연구 성과와 비교하면 얼마나 모순이라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진실과화해위의 <2008년 하반기 조사보고서>에는 순천지역 여순사건 관련 현장에 왔던 군인들의 진술이 상당해 국방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순천에 진입한 4연대 1대대 4중대 소속 참고인 조○○은 여순사건 당시 순천지역에서 군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많았다고 인정했다.

본인이 속한 광주 “4(20)연대나 마산 15연대가 순천, 보성, 담양, 장성 등 진압 및 토벌작전 과정에서 반군에게 식량 등을 제공한 마을을 포위해, 부녀자와 아이들까지 포함한 마을주민 전부를 모이게 하여 사살한 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사살은 “소대장이나 중대장 등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또 4연대본부 정보과 소속의 일등중사 참고인 전○○은 “4(20)연대가 순천 풍덕동 옛 펄프공장에 주둔하면서 반군협조 혐의자 색출작업을 벌였고, 당시 억울하게 즉결처분당한 사람이 많았다”고 진술했다.520) 1대대 3중대 3소대 소속 참고인 김○○도 “4연대를 포함한 군경이 반군협력 혐의 민간인들을 조사나 재판 없이 즉결처형했다”고 말했다.

주승용 국회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연대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주 의원은 “국방부는 진실화해위원회가 8년전에 국가의 사과까지 권고한 조사결과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며 “여순사건 7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여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우리 지역 피해자들이 국가차원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주 4.3사건은 2000년에 특별법이 제정된 반면 여순사건 특별법은 2001년 제16대 국회를 시작으로 제18대, 제19대 세 차례나 발의됐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제20대 국회에는 민주평화당 정인화, 이용주 의원의 대표 발의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보상에 관한 특별법’안이 현재 계류 중이다.

한편 순천대학교는 이달 중  여순사건연구소를 공식 설립하고 순천대 교수들이 여순사건특별법 제정 촉구에 나서기 위해 서명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박성태 기자  mihang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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