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에서 여순사건특별법을 발의한 이용주 국회의원은 3일 성명을 통해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학살이 없었다는 국방부의 의견에 대해 "국회가 발의한 특별법을 반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태도"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국방부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국방부가 여순사건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학살이 없었다는 입장을 제시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법을 발의한 민주평화당 이용주 국회의원(여수 갑)은 “시대착오적인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국방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제주 4.3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천명한 바 있지만 국가권력에 의한 여순사건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3일 성명을 통해 국방부가 여수에서는 민간인 희생이 있었지만 순천에서는 무고한 민간인 학살 기록이 아예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는 곧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며, 국회가 발의한 특별법을 반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 의원은 이어 “국방부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까지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여순사건은 1948년 당시 좌익과 우익의 극한 대립속에서 당시 이승만 정권의 국가폭력에 여수·순천 등 전남동부지역 주민 1만여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0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가 2010년 당시 여순사건과 관련해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수를 2,043명으로 확정·보고한 바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부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태도라고 재차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11년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여순사건 63주기 합동위령제’를 지원하고, 추모사를 통해 유족과 시민들에게 사과한 사실을 들어 국방부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나아가 지난해 광주고등법원은 일부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상규명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하고, 국가는 유족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린 사실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여순사건 70주기를 맞아 아직 미완의 여순사건의 진실이 반드시 규명되고, 피해자 및 그 유족의 명예회복과 국가차원의 보상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국방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지 말고, 향후 계획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촉구했다.

KBS는 3일 여순사건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최근 국방부가 국회에 여순사건 당시 순천에서 민간인 학살이 없었고, '군인과 경찰이 의심만으로 민간인을 집단 사살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을 제출해 진실화해위 공식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2001년 제16대 국회를 시작으로 제18대, 제19대 세 차례나 발의됐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제20대 국회에는 민주평화당 정인화, 이용주 의원의 대표 발의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보상에 관한 특별법’안이 현재 계류 중이다.

1948년 10월 25일 전후 순천농업학교에서 벌어진 민간이 학살 장면을 라이프지 칼 마이던스가 촬영한 사진. 자료제공 여순사건 연구자 주철희 박사

박성태 기자  mihang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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