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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권오봉 시장에게박성태 편집국장

민선 7기 권오봉호가 취임 100일을 넘기면서 본격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무색 무취’, ‘존재감이 없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이런 평가와 맞물려 한 시민은 “여수시장이 바뀌었냐”고 되레 묻기도 했다. 여수시장이 누구냐는 것이다.

주철현 전 시장이 아직 시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 취임 초기 기대했던 도시 비전과 청사진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오지 않은 반증이다.

최근 또 다른 언론에서는 ‘춘향이 인줄 알고 뽑았는 데 향단이더라’라는 자조섞인 평가가 나왔다. 행정 관료의 한계를 빗댄 표현이지만 역대 민선시장이 받은 평가 중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오봉 시장 당사자로서는 모욕감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권 시장 스스로 자처한 점도 적지 않다. ‘시민 중심’ 슬로건을 걸고 소통 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찾아가야 할 민생 현장은 거들떠 보지도 않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도성마을이다. 여수공항 뒤편 손양원목사 기념관 아래편에 위치한 이 마을은 한센인정착촌이다.동부매일은 최근 몇 개월 동안 탐사보도를 통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이 마을의 실태를 6차례에 걸쳐 보도했고, jtbc는 밀착카메라를 통해 전국에 처참한 마을 실태를 전국에 타전했다.

하지만 권 시장은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여수산단의 대기오염과 축사 석면 지붕과 악취, 폐수 등으로 2차,3차 피해를 입고 있는 이 곳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책임져야할 여수시장의 몫이다. 그러나 권 시장은 마을 해결책을 묻는 한 기자에게 “여수시가 특별히 할 일이 없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여수시가 할 일이 있는지 없는 지 판단에 앞서 최소한 마을을 한번이라도 방문하는게 순서가 아닌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보건환경원은 이 마을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냐”고 혀를 찼다.

또 하나의 예를 보자. 당초 19일 행사를 하기로 했던 여수마칭페스티벌은 여수시가 여순사건 추념기간에 축제성 행사는 지양해야한다는 이유로 개최 날짜를 26일로 연기시켰다. 하지만 권 시장은 보란 듯이 19일 여순사건 추념일 당일 오후 한 마을축제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나아가 ‘여수 최고의 마을축제’...2018 성산문화축제 ‘성황’이라는 공식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시민 1000여 명이 가요제를 즐겼다고 추켜세웠다.

도대체 권 시장에게 여순사건 70주년 추념일은 그저 연례행사에 불과한 것인가. 참으로 씁쓸하기 짝이 없다.

임기제 계약직 공무원 정리는 어떤가. 전임 시장 시절 정책보좌관이라는 타이틀로 민간인 4명이 채용됐다. 경력 5년 이상에 2년 계약(2차 3년 계약)으로 정무 기능을 수행했다. 시장이 바뀌면서 이들에게는 사표가 종용되고 결국 7월말 관광과 1명을 제외한 2명이 임기 2년을 남기고 짐을 쌌고, 교육지원과 1명은 10월말까지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시장 시절 임기제 공무원 채용이 발표됐을 때 일부 언론에서는 '홍위병', '옥상옥' 이라는 날선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권 시장은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임기제 계약직을 과감히 철회하기 보다는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하고 말았다.

그것도 일부는 경력 5년에도 훨씬 못미쳐 전문성을 의심받고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채용을 강행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중심 진정성은 물론 역사의식, 행정 원칙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가지 않는 모양새다. 늦었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 잡는다는 자세로 행정 원칙과 시정 철학 회복이 어느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박성태 기자  mihang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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