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토) 오후 2시에 여순사건위령비에서 여순10.19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제3회 여수시민 자율위령제’가 진행됐다.

이날 위령제에는 전라남도의회 여수·순천10.19사건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강정희 의원, 김태균(섬 관광 기획 전남도 공무원), 소설가 정형남(대하소설 ’남도‘ 작가), 김부남 소설가 및 송은일 전남대 교수, 김종수 돌산중앙중 교사, 여수고 학생 등이 참여했다.

이번 위령제는 안영수 시민의 사물놀이 지도를 따라 꽹과리, 북, 장고, 징으로 소리를 맞춘 비나리 공연으로 시작을 알렸다.

이옥근(시인, 여수작가회의 회장) 시인과 한광현 소설가의 위령제 분향을 시작으로 여수고등학교 학생 10여명의 분향이 이어지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이 지역 선열들에 대한 묵념이 엄숙하게 진행됐다.

곧이어 이정훈(문학평론가, 여수고 교사) 교사의 특별법 제정 상황 보고, 김수자(시인, 여수작가회의 부회장) 시인과 우동식(시인, 여수작가회의 사무국장, 물꽃낭송회 회장) 시인의 시낭송이 읊어지며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여순사건희생자위령비 주변에 수국과 작약이 심어진 꽃밭이 조성됐다.

또 참가자들은 ‘위령 비 꽃밭 가꾸기 사업’을 자축했다. 제2회 때 심은 수국과 전남 보성 제암산에서 보내온 작약 60그루를 주변에 심어 조성된 꽃밭으로 이곳에 ‘위령 비 꽃밭 가꾸기 사업’이라는 팻말을 붙여 놨다.

여수시민 자율위령제 김칠선(수필가, 여수고 교사) 추진위원장은 그동안 제3회까지 위령제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거출해 비바람이 불어도 ‘여수시민 자율 위령제’는 실시될 것이고 ‘특별법 제정’의 그 날까지 꽃밭의 꽃들이 수없이 피고 지더라도 매년 3월과 9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반드시 여기에 모여 촉구하는 행사를 가질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위령제 참가한 여수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이 땅 여수 후손으로서 지하 선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사명을 가질 때 산 자들의 진정한 통솔자가 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세대를 넘어서라도 끝없는 지속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칠선 수필가의 시조풍 (‘동백꽃 쓰러지면 붉은 피 뽑아내어 / 애기 섬 절벽 아래 파도로 숨겼다가 / 처얼-썩 소리치거든 임 오시나 반기리’)을 낭송한 후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며 위령제를 마쳤다.

여순사건을 형상화한 동백꽃 배지

한편 참가자 김광선 씨는 여순사건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여수시가 제작한 동백꽃 백지로 두 송이의 동백꽃 중 큰 송이는 진상규명, 작은송이는 명예회복(특별법 등), 꽃술 7개는 여순 항쟁 70주년, 배지를 두르고 있는 검은 띠는 희생자 추모로 배지 디자인은 여수출신 강종열 화백의 동백꽃 그림에서 발췌했다. 참고로 동백꽃은 여수시의 꽃이고 꽃말은 사랑이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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