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봉 시장을 상대로 여론조사 문제점을 시정질문하고 있는 전창곤 의원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원이 민선 7기 들어 여수시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전창곤 의원은 지난달 29일 제192회 여수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여수시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가 시민들의 신뢰를 얻고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여론조사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책을 고민해 보자는 말로 질문을 시작했다.

전 의원은 민선 7기 여수시가 수행한 여론조사가 공정하게 실시되었는지 살펴보겠다며 첫 번째로 낭만포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전 의원은 “요즘 여론조사 방식은 휴대폰 80%, 유선전화 20% 방식이 대세인데 낭만포차 여론조사는 낮 시간대에 100% 유선전화로 조사를 실시했다”며 “주부나 자영업자들만의 의견이 시민 전체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또 “설문지에 ‘낭만포차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고, 낭만포차 이전에 따른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명시해 이전을 공식화한 채 설문을 실시했다”면서 “공정하지 못한 설문지 내용은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립박물관 건립 후보지 여론조사의 경우 “석보는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박람회장은 이미 용도가 지정돼 있어 이 둘은 빼놓고 여론조사를 했어야 했다”며 행정의 미숙함을 지적한 다음 “수천만 원이나 들여 여론조사나 공청회를 왜 했는지 의문”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전 의원은 권오봉 시장에게 ‘민선 5ㆍ6기 보다 여론조사 횟수가 많은 게 아닌지’라고 물었다. 이에 권 시장은 “새정부 초기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물어볼 사항도 많고, 그래서 집중적으로 하다보니까 많은 것처럼 느껴질 뿐 횟수 자체는 많지 않다”고 답변했다.

전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시 집행부가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5건 중에 2건에 불과했다며, 시민의 혈세로 진행한 여론조사라면 그 결과의 유불리를 떠나서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남산공원 개발방식 설문조사를 두고 전창곤 의원과 권오봉 시장은 길게 질문과 답변을 이어갔다.

전 의원은 먼저 “설문지를 보면 자연형 도심근린공원의 단점은 간단히 16자인데 비해, 관광형 랜드마크공원의 단점은 71자로 4.5배 정도 부정적인 내용을 더 많이 실어 조사를 실시했다”며 설문문항의 부당성을 꼬집었다.

이어 최근 시에서 공개한 남산공원 종합개발계획 평면도에 의하면 133억 원을 들여 전망타워를 건립한다고 돼 있는데, ‘이게 과연 시민들이 원하는 자연친화형 근린공원’이냐며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여론조사는 자연형과 관광형 개발로 구분해 실시해 놓고 실제 개발은 두 개를 혼합해서 개발을 한다는 것은 시민 여론을 많이 호도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관광형 랜드마크 즉 민자유치형은 공원의 상당 부분을 민간 상업자한테 개발을 맡기는 부분이 크다”면서 “가막만의 전망을 시민들이 편하게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드는 것도 시민들이 생각하는 자연친화형 개발방식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중요 정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나 공청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고, 정책과 관련된 이해관계인과 단체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며서 “도출된 결과가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충분한 숙성기간을 거쳐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보다 정확한 의견수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오봉 시장에게 “여론조사에 너무 자주 의존하지 말고, 행정의 전문가로서 시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그에 걸맞은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는 당부로 시정질문을 마무리했다.

한편 여수시는 민선 7기 들어 낭만포차 이전, 시립박물관 건립, 남산공원 조성사업, 세계 섬 박람회, 여수 상징문 현판 등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결과를 두고 지역사회에 많은 논쟁이 있어 왔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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