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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어두울수록 별은 더 빛나 보인다
(사) 여수공공스포츠클럽 회장 오철곤

코로나19로 세계가 멈춰 섰습니다.

공장이 멈춰서고 비행기가 날개를 접었습니다.

여행이 불가능해지고 사람들은 집 콕을 해야 했습니다.

어딜 가나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있어야 했고 사람들 사이에는 사회적 거리를 두어야 했습니다.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개학을 하고 회사 근무는 재택근무로 대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들어섰습니다. 가장 저명한 미래학자조차도 코로나19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는 희망을 갖고 전진해야만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캄캄한 밤 같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의 빛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들 인류 역사를 '전쟁의 역사'와 더불어 '질병의 역사'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시대별로 수많은 질병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면서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 인류사의 물길을 돌려놓았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인류는 전염병을 극복하기도 했지만, 전염병의 위력 앞에 좌절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인류 문명이 진화한 만큼 전염병도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인류사에 기록된 수많은 질병 중에서 역사의 흐름을 바꾼,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대표적인 질병으로 흑사병, 천연두, 황열병을 들 수 있습니다. 14세기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발병 4년 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내몰게 됩니다.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 흑사병은 귀족, 카톨릭, 기사로 이루어진 봉건 질서를 붕괴시키면서 자본주의의 싹을 틔우게 됩니다. 점차 무역의 범위가 확대되고, 도시가 늘어나면서 자본가, 은행가, 무역업자들의 입지가 점점 커지게 되고 새로운 종교적 사상이 퍼지면서 마침내 종교개혁과 계몽주의의 합리적 사고방식을 이끌어내며 역사의 물길을 돌려놓게 됩니다.

천연두는 인류가 농사를 지으며 정착생활을 할 때부터 발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천연두가 역사적으로 가장 크게 위력을 발휘하게 된 배경에는 새로운 무역로 개척을 위한 지리상의 발견 시대가 자리합니다. 유럽인들이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과 신세계에 퍼트린 천연두는 약 6천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내게 되고 면역력이 없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살에 가까운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결국, 유럽인이 퍼트린 천연두로 인해 아메리카 잉카 문명과 아즈텍 문명이 무너지게 됩니다.

우리에게 조금 낯선 이름인 황열병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지역에서 주로 발병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입니다.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황열병은 유럽인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간 2천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에 의해서 아메리카에서 크게 유행하게 됩니다. 황열병에 면역력이 약했던 백인들에게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으며, 유럽까지 전파됩니다. 이 황열병은 아메리카에서 노예제도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백인들에 의해 팔려간 흑인 노예들이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의 동맹자가 되어 역사의 물길을 돌려놓게 됩니다.

코로나19 이후의 패러다임 전환은 위의 질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입니다.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코로나19로 세계질서가 바뀔 것"이라며 "자유 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과 이주가 어려워지고, 생산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중 보건 위기가 최악의 거시경제 위기로 번지며, 지난 30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끈 '세계화 시대'의 종말을 고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베이커 전 WSJ 편집장은 "팬데믹 시기에는 자유무역주의자가 없다"며 "각국은 의료장비 등 주요 생산기지를 점차 자기 나라에 옮겨오고 빗장을 걸어 잠글 것"이라며 "지난 반세기 동안 노력해온 '협력하는 글로벌 사회'라는 게 허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키신저 박사나 베이커의 경고는 수출 주도의 성장을 이루어 온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큽니다. 그동안 해외 시장 개척과 함께 수출을 위해 현지에 세운 생산공장들을 국내로 철수해야 하는 경우 공급망 위축과 고임금 부담은 물론 새로운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새로운 경영 체계 정립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미국, 유럽의 경제 잠재력이 하락하면서 세계 경제의 장기 불황이 지속될 것이며 코나19 후유증이 큰 남유럽의 경제 타격은 유로존의 결별 공포로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한 유럽 시장의 침체는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국면은 코로나19 세대로 대표되는 20대의 장기 실업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빠른 시일 내에 종식되지 않고 잠복과 발병이 이어진다면 우리 일상에도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선 오프라인 시대는 그 수명을 더욱 앞당기고 온라인 시대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세대 간의 단절이 과도기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경제의 대두가 유통의 다양한 방법을 창출할 것입니다. 탈 오피스 시대로의 이행은 재택근무로 이어지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기회가 증가될 것입니다.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하게 되는 정부는 전시 수준의 통제를 위해 거대 정부로 자리할 것이고 재난기본소득은 시작에 불과 할뿐, 노련한 정치 세력은 더 센 포퓰리즘으로 경제적 약자를 유혹할 것입니다.

코로나19는 역설적이게도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을 융합하고 촉진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교육, 사회, 문화, 경제활동의 패턴을 빛의 속도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는 희망을 갖고, 새로운 패턴에 적응해야만 합니다.

밤이 어두울수록 별은 더 빛나 보인다는 토마스 에디슨의 말을 인용하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데스크  yeos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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