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공공개발은 10년 만에 찾아온 절호 기회 지역사회가 한목소리 내야”

여실위, “박람회 정신 이끌 재단 설립 통해 신성장 동력 플랫폼 역할 맡아야”

박람회 정신 훼손 수익성 추구 사업 변질 우려…지역 간 이해상충 조절 ‘과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카이로스는 제우스의 아들이자 기회의 신으로 통한다. 카이로스 앞머리는 길지만 후두부가 벗겨져 있고 양다리에는 날개가 달려 있다. 주어진 기회를 붙잡는 것은 빠른 결단의 시간이 필요하다. 재빨리 잡지 않으면 훌쩍 날아가 버리고 만다.

2012년 여수세계해양엑스포박람회 개최 이후 여수박람회장의 사후활용 장밋빛 기대는 사그라지고 9년째 표류하고 있다. 기재부는 막대한 부채를 지닌 여수박람회장을 수차례 통째 매각을 시도하려다 무산됐다.

여수선언실천위원회(=여실위)를 선두로 시민사회가 박람회정신을 훼손하는 민간개발방식에 적극 반대했다. 지역사회가 사후활용 해법을 찾아나섰지만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을 허송세월했다.

최근 여수광양항만공사의 공공개발론이 새롭게 제시되면서 지역사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주체가 돼 여수박람회장을 선투자 방식으로 인수 후 재투자하는 공공개발 방식이다.

여실위도 공공개발이라는 총론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며 사후활용에 물꼬를 텄다. 다만 각론에서는 재단설립 등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흉물로 전락한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해법은>

2021년 여수박람회장의 현주소는 암담하기 그지없다. 여수박람회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한해 1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자체 수입이 연간 70억 원에 불과한데다가 국비 지원은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각종 회의 등 지역 마이스 산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임대를 비롯한 운영수입도 예년 절반 수준인 35억 원에 그쳤다.

정부 출연금도 올해 크게 줄어들었다. 2019년 20여억원 수준이던 정부 예산지원은 올해는 7억 원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설보수는 물론 세금 납부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규모다. 박람회장 시설물은 낡고 녹슬어 출입금지 푯말이 세워지고 줄이 드리워져 관리는 생각지도 못하는 지원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식물인간 상태 흉물로 전락했다.

-<해수부, 여수세계박람회장 공공투자 및 개발 정책연구용역 결과 긍정적>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이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여수박함회장 공공개발 방식을 주장하고 나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여실위도 공공개발 방식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어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와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 여수박람회장의 공공개발시 운영기관(YGPA)의 수익성 및 재무안전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공공투자 및 개발 정책연구’ 용역을 의뢰한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기본방향은 민간개발에서 공공개발로 변경 추진하는 사업이다. 개발주체도 여수박람회재단에서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변경되며 공공개발 종합계획 수립에 시민단체, 지자체가 참여하게 된다.

해수부와 YGPA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 용역 분석결과, 여수박람회장 국제컨벤션센터 건립 등 공익시설 도입을 위한 국비지원, 제세공과 감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유기적인 협업체계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는 여수박람회장의 현재 매각 대상 부지를 공공(YGPA)인수 후 현재 매각대상 부지를 매각, 임대, 사업 수행으로 구분해 재무적 타당성을 검토했다. 또 YGPA는 여수박람회장의 현재 매각 대상 부지에 대한 공공성과 수익성을 감안한 도입 모델 제시 및 수익 산정을 용역 의뢰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연평균 당기순이익 및 2050년 예상부채비율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공공투자 및 개발 정책연구용역결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시나리오별 가정은 A(전체인수) B(일부인수)에 다른 1안(토지임대), 2안(토지매각), 3안(신규투자)를 제시했다.

먼저, 수익성 평가에서 신규투자인 A-3(전액인수/신규투자)과 B-3(일부인수/신규투자)으로 분석시 PI(수익성지수)가 각각 0.98, 1.03으로 도출됐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매각대상 부지를 정부가 매입(부채상계) 후 출자하는 현물출자가 필요했다.

3안의 경우(시나리오 A-3, B-3) 정부선투자금을 2025년부터 10년간 분할상환으로 가정했다. 하지만 현물출자가 어려울 경우 1안(토지임대), 3안(신규투자)의 수익성 향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재무안정성 평가결과 여수광양항과 박람회장을 동시에 개발하는 경우에도 중장기 재무안전성(부채비율 50% 미만)은 양호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 2050년 예상부채 비율을 보면 미참여시 29.42%, 부지임대 47.22%, 매각 44.27%, 신규투자 40.01%가 예상됐다. 박람회장 공공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는 연구결과물이다.

투자모델별 수익성 검토 및 재무안정성 검토결과,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사업투자 재원조달이 가능해야 하나 부채비율이 최소 5~61%까지 증가하는 변동리스크가 발생한다. 또 일부 가정의 경우 수익성이 발생하며 시나리오별 수익성지수(PI)는 0.93~1.03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신규투자(안)의 수익성확보를 위해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제반 가정 충족(세금감면 및 정부출연부채 분할 상환 등) ▲가정된 도입모델 신규투자(안)의 구체화 및 보완 ▲신규투자(안)에 대한 예상투자일정(2년으로 가정)이 지켜져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 모델에 따라 투자 일정이 증가될 시 수익성지수(PI), 순현금현가(NPV) 변동 가능성을 제시했다.

- <공공개발 둘러싼 다양한 이견 표출>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타지자체 의회에서도 다양한 이견이 쏟아졌다. 표출된 의견들을 어떻게 잘 조율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철현 국회의원(여수시갑)은 “여수광양항만공사 중심의 안정적 사후활용을 위한 공공개발은 해수부, 전라남도, 여수시, 시민사회 등 여수지역 모두가 바라는 일이고, 경제적 타당성도 확인됐다”며,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은 ▲친환경적 개발 ▲지역민 참여 보장 ▲공공성 등 3대 원칙이 관철되는 공공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덧붙여 그는 “섣부를 예측이지만 해수부가 항만공사 인수 공공개발 용역의뢰는 중앙부처간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항시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의원은 여수시가 인수하거나 별도의 법인을 내세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박람회장 개발은 여수 100년 대계를 보고 진행돼야 하고, 항만공사에 넘어가면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최근 대세가 되고 있는 K-Culture의 중심센터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 서동용 의원은 “광양항 스마트복합항만 육성, 세풍 산단 배후부지 조성 등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등 산적한 사업이 많은 상황에서 관광시설인 박람회장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라며 부정적이었다. 광양시의회도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은 과도한 부채를 양산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여실위 임영찬 위원장은 공공개발을 선택할 경우 여수광양항만공사 주체 이외 박람회장 정신을 계승한 재단 설립을 요구했다. 또 수익성 지수(=PI)가 악화되면 결국 박람회정신을 훼손하는 수익성 추구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 천재일우 기회, 정책적 합일로 시너지 효과 만들어야

주철현 의원은 “9년 만에 찾아온 기회라며 놓치지 말아야한다”며, “지자체,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 한목소리를 내는 정책잭 합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기회라 함은 앞서 거론했던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여수세계박람회장 부채 3700억 원을 선투자해 인수한 후 재투자하는 공공개발방식이다. 물론 광양항만공사 공공개발에 다양한 이견들이 나오고 있어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정책적 합일을 어떻게 이뤄낼지가 관건이다.

여실위 임영찬 위원장 역시 지역 국회의원들이 박람회장 특별법 개정안에 한목소리를 내줄 것을 주문한다. 또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은 시민들이 원하는 컨텐츠를 담아야 한다. 신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여수항이 해양복합관광지로 거듭나 상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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