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개최된 KBS교향악단과 음악학교 학생들의 합동공연

여수상공회의소가 국내 유일의 클래식 음악축제인 여수음악제 지원을 줄이며 본격적인 발빼기에 나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과 지역민들은 지역 우수한 인재양성과 문화예술 발전을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과 함께 지역문화예술의 침체를 우려한다.

여수음악제는 지역민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유일의 클래식 음악 축제이다. 지역 내 음악 꿈나무를 양성하고 ‘문화도시 여수’ 구현, 시민화합과 새로운 축제 발굴,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로 지난 2017년부터 여수상의에서 추진해온 사업이다.

여수음악제는 여수상의가 3억 원, 여수시가 민간행사보조사업으로 매년 2억 원 총 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KBS교향악단 단원들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명의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며 그 결과를 공연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여수음악제 지원 축소 배경에 대해 여수상공회의소 최준열 사무국장은 “애초 KBS여수음악제 폐지로 잘못 알려져 혼선을 초래했다. 여수상의 본연의 역할에 주력하기 위해 주관이 아닌 일정부분 재정만 지원한다는 입장을 여수시와 KBS교향악단 사무국장에게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상공회의소 회관을 신축하면서 20여억 원의 채무가 발생한 상황에서 음악제에 3억 원을 신규로 융자받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전국 73개 상의 중 유일하게 여수상의만 음악제를 기획·공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더구나 음악제를 위해 소수 30여명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레슨이 이뤄져 그 쓰임새와 효과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밝혔다.

여수상의 지원 축소 소식에 여수음악제 사무국 이현영 씨는 “매년 80여명 학생들이 음악학교에 지원한다. 지난해 36명을 선발해 일대일 레슨을 받았다. 여수는 중앙과 거리가 있어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어렵다. KBS교향악단은 상위 1%에 속하는 유능한 분들이다. 그렇기에 음악학교에 참여한 학생들 만족도 역시 좋다. 다음해에도 또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여수음악제를 통해 17명의 학생들이 음악관련 대학이나 예술고에 진학해 다른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며, “지역 인재양성과 지역민을 향한 수준높은 클래식 연주가 끊길 위기에 놓여 아쉽다”고 속내를 얘기했다.

여수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한 클래식 음악가는 “여수음악제를 경제논리로 빗대어 효과성과 이익을 따져서는 안 된다. 특히, 지역인재 양성과 KBS교향악단의 연주를 지역민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업인들의 사회공헌 기회를 스스로 철회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또 다른 이는 “악기를 배우고 시작하는데 어느 정도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대부분 영재교육원 출신들, 여유가 있는 아이들, 조금 환경이 되는 아이들이 오디션 합격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역사회 안에서도 차별화 및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레슨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오디션보다는 음악캠프를 열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고 얘기했다.

여수시 문화예술과 홍주성 팀장은 “시정부는 여수음악제를 여수상의에서 주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정부분 예산 지원은 하겠지만 주관은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시정부는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도 여수음악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음악협회 및 KBS교향악단과 제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수상의가 여수음악제에 얼마나 지원할 지는 미지수다. 상임위원회나 의원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3월초 여수상의회장 선거 이후 인수인계로 정신이 없다. 아직 갈 길이 멀다.

4월 이맘쯤이면 여수음악제 오디션 공고가 이미 나올 시기이다. 오디션을 위해 레슨까지 받았던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기다리고 있다.

여수시와 여수상공회의소가 상생의 지혜를 서둘러 발휘해주기를 기대한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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