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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가 멈춰 섰다!
김병곤 기자

경유차 운전자 P씨는 요소수 부족 알람이 뜬지라 불안한 마음에 주유소를 찾았다. 여수 죽림지구, 소호동 등 주유소 5곳을 돌아다녔지만 헛수고였다. 이미 소진됐다는 주유소 직원의 얘기를 듣고 차를 돌려야했다.

주삼동 SK네트웍스 화물터미널에 입주한 화물차 업주와 화물기사들도 발을 동동 구르기는 마찬가지. 대형 트럭인 경우 서울에 도착하면 다음 운행을 위해 요소수를 주입해야 하지만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 지난 3일 주삼동 화물터미널은 요소수를 주입하려는 화물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만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낼 조짐이다.

주유소 10리터 기준 8~9천 원이었던 요소수 가격이 온라인상에서 10배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10만원을 준다해도 구하기가 어렵다. 요소수는 디젤 내연기관의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질소산화물 환원제다.

설상가상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2~3차 피해로 이어진다. 당장 차가 멈춰서면 화물기사 수입이 줄고 당장 할부금 상환이 막히게 된다. 2~3억 원에 달하는 고가 화물차량의 경우 매달 몇 백만 원에 달하는 할부금을 납부해야해 막막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화물연대는 전북 익산의 요소수 생산업체 (유)아톤산업과 협약을 맺어 살길을 찾아 나섰다.

세계를 강타한 2021년 세계물류 대란의 한국버전이 요소수 품귀현상이다. 요소수 대란으로 물류대란, 농사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비료가격은 인상됐고 트랙터 및 화물차는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중국과 호주 간 갈등에 애꿎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이 석탄 부족과 가격 상승을 이유로 요소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국내 롯데정밀화학, 휴켐스, KG케미칼 등이 요소수를 생산하지만 구조적인 원료 수급문제로 생산 증대에 뾰족한 수단이 없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롯데정밀화학이 60~70%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국가산단 소재 휴켐스 M/S는 1%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때 30%까지였지만 중국과 가격경쟁에서 밀려 지속적으로 사업을 축소했다.

이미 요소수 부족 물류대란이 예고됐지만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다. 기껏 내놓은 대책이 매점매석 금지와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근본 대책이 아닌 임기응변식 땜질처방이란 지적이다. 12월까지 버틸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차원의 대응과 함께 공급망 리스크 매뉴얼에 대한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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