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부산물법’ 제정 보람…수산인 경제적 부담 감소 및 패각 자원화 길 열어

역대 시장들 재선 불허, "시민들 정치적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여수박람회법·항만공사법 개정안…박람회장 공공개발 여수항 미래 100년 준비

주철현 의원(더민주 여수시갑) <사진 김성환 프리랜서 작가>

◆- 국회 농해수산 위원으로서 그동안 소감과 보람된 법률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주중에는 국회, 주말에는 여수를 열심히 오갔습니다. 특히 2021년 한 해의 절반 가량의 기간은 이재명후보의 열린캠프 전남 상임본부장으로서 전남 지역 곳곳을 찾아 다녔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농어업 현장에서 보고 들은 고민들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오랫동안 고민한 패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수산부산물법’을 제정한 것입니다. 민선6기 여수시장 때부터 지역을 오가는 길 곳곳에 쌓여 있는 패각들을 보면서 고민이 컸습니다. 어민들은 처리 부담이 컸고, 마을에 쌓인 패각으로 미관 훼손이나 악취 관련 민원도 참 많았습니다.

시 차원에서 일부 지원을 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어서 고민을 이어가다가 국회에 입성한 초기부터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 나서게 되었습니다.

굴패각을 환경적‧경제적으로 가치가 큰 순환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나 부산물 활용 추진 모델사업에 예산을 아끼지 않는 일본 사례를 공부했고, 해수부·환경부와 끊임없이 논의하면서 어렵게 제정법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는데요.

제정법에는 정부가 ‘수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수산부산물 자원화 전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원화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재정적‧기술적 지원의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이법 제정으로 폐기물처리 비용 등 수산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뿐 아니라 패각이 자원으로서 역할을 할 토대를 만들었습니다만, 단지 ‘처리’를 하는 것을 넘어 탄소중립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이면서 취지에 맞는 실행을 잘 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 ‘여수항+박람회장’ 남해안 거점 해양관광메카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4월에는 여수세계박람회 관리 및 사후활용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공공개발이 핵심인데 주 내용은 무엇이고 현재 추진상황은?

지금 박람회장은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관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지원 감소나 운영 의지, 전문성 부족 등이 이유인데요. 사실상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방치되어 있다시피 합니다.

중앙정부는 박람회 시설 처분을 통한 선투자금 4,800억 원 회수에만 관심 있고, 전라남도와 여수시는 박람회장을 인수·재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민간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박람회 정신에 부합하는 민간투자는 오랜 시간 진척이 없었고, 부동산 투기적 수요 정도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정부 지원금은 갈수록 줄고 있고, 반면에 노후화된 시설 보수비 등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람회장 공공개발은 지역사회의 일관된 요구였습니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박람회 정신을 계승할 뿐 아니라 남해안 대표 해양관광 거점으로 박람회장을 육성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생각이었는데요.

전남도와 여수시, 시민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수차례 협의와 토론을 거치면서 공공개발의 주체로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여수・광양항과 박람회장을 동시에 개발해도 중장기 재무안정성이 양호하다는 것도 용역결과로 검증되었습니다.

연간 1천억원 이상 흑자를 내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같은 공기업에서 공공개발을 하면 꾸준한 재정 투입, 운영, 항만개발 전문성 확보도 담보될 수 있습니다. 여수박람회재단의 권리・의무를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승계해 박람회장 전체의 소유권을 취득하고 사후활용사업 주체로서 박람회장을 공공개발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여수박람회법’ 개정안과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사후활용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시해 지역민들의 뜻이 박람회 공공개발 사업에 반영되도록 했습니다. 여러 의원님들의 응원을 받고 또 설득해가면서 법사위에 회부되어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남은 입법 절차까지 잘 마쳐내 방치된 박람회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겠습니다.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의 3대 원칙인 ▲친환경적 개발 ▲지역민 참여 보장 ▲박람회 정신을 계승하는 공공개발로 박람회장 회생을 넘어 여수박람회장이 여수항 개항 100년 이후 미래 100년을 주도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 최근 국회 농해수위 예산안 질의에서 거문도 대형여객선 접안부두신설을 주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섬 주민들에게 여객선은 그냥 배가 아니라 사실상 유일한 교통·생계수단인데요. 그 유일한 교통수단조차 결항률이 50% 가까이 달하고 있어서 주민들의 생계나 생활은 물론, 삶의 질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관광객들도 오가는 데 어렵다 보니 해양관광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거문도는 역사적 배경과 풍부한 수산자원을 감안 할 때 어마어마한 잠재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해상 이동권 보장은 물론, 해양자원으로서 거문도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생겨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을 저의 숙명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여러 고민을 이어가던 중에 대형여객선 운영을 대안으로 준비를 해왔습니다. 거문도는 남해안의 대표적 섬 해양관광지이고, 풍부한 수산물의 집산지로 위상과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위상과 역할과는 달리 화물 수송을 겸한 대형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연결다리조차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도 거문도를 찾는 관광객이 줄지 않고 있습니다. 2018년 19만 명, 2019년에는 25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여객선 결항률이 50%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수치라 엄청나다 볼 수 있습니다. 제주로 운항하는 대형 카페리 쾌속여객선의 경우 대부분 거문도 인근을 지나며 해양관광 및 수산물 유통 물류의 중간 기항지로 활용을 모색하는 시점이기도 해서 용역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합니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거문도항 대형 여객선 접안부두 건설 타당성 검토 용역 진행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정부안을 받아보니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없는 것을 부처를 설득해가며 ‘거문도항 대형여객선 접안부두 타당성 용역’ 1억5천만 원을 국회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에 담았습니다. 제2삼호교 설계 용역 예산에 이은 두 번째 쾌거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교통수단이 주민들의 생계는 물론 삶의 질을 좌우하는 현실을 바로잡는 것에 나아가서 거문도의 잠재적 가치를 하나하나 보이는 계기로 삼을 계획입니다.

사진 김성환 프리랜서 작가

◆- 내년 6월 전국지방동시선거가 다가온다. 여수시는 재선을 허락하지 않는 독특한 정치환경을 지녔다. 원인은 무엇이라 분석하는가.

정치적 답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역대 시장들이 시민의 정치적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민선6기 시장역임 후 연임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년 동안 시민들 속에서 절치부심하며 그 원인을 찾아보니, 시민들의 정치적 욕구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선출직 공직자는 일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민선6기 여수시정부의 성과를 돌아보면,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관광도시와 소통도시, 그리고 전남최고의 청렴도시, 채무제로 도시 등 수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이처럼 일만 잘한다고 시민들의 선택을 다시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역발전을 위해 행정가로서 최선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무적 행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민들은 선출직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정치인이 갖춘 소통과 공감 능력, 즉 일상적으로 시민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는가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선7기 여수시도 시민이 주신 지방자치 권력을 행정가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소임을 다했는지를 놓고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민선7기 여수시정부는 시민들의 이런 평가 기준을 정면으로 돌파하지 않고, 지역 간 갈등 유발전략을 통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르려는 생각에만 몰두한 것 같은 강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28만 여수시민들께서 지혜롭게 잘 판단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 인근 순천시와 비교해 인구수 역전, 공공기관 유치 등 여수의 성장 동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여수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내년 6월 제8대 민선 여수시장은 어떤 인물이 필요하고 어떤 분야에 주력해야한다고 보는가.

민선 7기까지 오면서 국회의원 2명과 여수시장이 집권 여당의 같은 당 후보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우리 여수는 이러한 정치적 이점을 활용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국회의원과 시장의 역할 분담이 여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의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과 중앙에서의 시장과 국회의원의 역할 분담을 위해서는 서로 간 존중과 소통의 장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점에서 개인적으로 민선 7기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국회에서 지역의 현안 및 정부 예산확보를 위해 여수시장과 소통의 자리를 가져 본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낙하산 시장은 시민들의 정치적 욕구를 제대로 간파해 4년이라는 시간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저는 물론 현 시장도 낙하산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실정을 파악하는데 시장 임기의 절반 이상을 소모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우리 여수는 4년마다 경험했고, 이는 다른 지역과 경쟁에서 밀리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시장은 지역에서 성장해, 지역의 곳곳을 잘 알고, 지역의 구성원들을 잘 아는 사람이 되어야 지역을 아는 데 소비해야 할 불필요한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시민의 눈높이로 여수를 볼 수 있고, 여수의 미래를 개척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력 분야는 새로운 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수는 지금도 다른 지역과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는 장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무리하게 시세를 확장하는 정책보다는 여수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족스러워야 떠났던 이들이 다시 되돌아오고, 그것이 여수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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